1. 행복의 정의
사람이 살면서 단 한 순간도 행복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마 그렇다면 지독히 불행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이나 성향에 따라 행복에 대한 개념도 차이가 난다. ‘행복’이란 사전적인 뜻으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물질적이나 정신적인 만족과 기쁨을 포함한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일까?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사는 것일까? 나는 전자보다 후자에 무게를 싣는 편이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개인적 경험에 기인하지만 행복이 목표가 되었을 때 행복하지 못하면 곧 불행한 삶이 되는 셈이니 어떻게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행복을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아 스스로 세뇌하듯이 행복을 부르짖기도 한다. 행복은 편안함, 즐거움, 기쁨, 감사함, 감동, 고마움, 신남 등의 긍정적 감정일 때 따라온다. 외로움, 슬픔, 고통, 괴로움, 노여움, 불안함, 불편함, 두려움, 힘듦 등 부정적인 감정이 계속될 때 행복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힘들게 노동하다가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는 순간에 시원함과 감사함을 잠깐 느낄 수 있다.
행복을 구체적인 상황이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으로 정의하기도 하지만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때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 나의 경우에는 갖고 싶은 물건을 산다거나 할 때 행복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소비를 많이 했다는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물건을 많이 산 것 같아 후회하고 다음에는 사지 말아야지 하면서 반성한다.
내가 행복을 느낄 때는 역시 좋아하는 책을 몰입해서 읽었을 때나 이야기가 통하는 지인과 산책했을 때이다. 또는 이야기를 아주 위트있게 해서 웃을 때 즐거움으로 이어지고 즐거움이 행복으로 이어진다. 또한 잘 쓰지도 못하는 글을 나름대로 심취해 써놓으면 그 글이 금은보화보다 값지게 여겨지기에 마음이 뿌듯하고 충만해진다. 그 충만함은 흐뭇함으로 이어지고 흐뭇함으로 인해 행복해지기도 한다. 글을 써서 훌륭한 결과물을 얻지 못해도 쓰기 위해 몰입할 때의 행위로 인한 만족감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날 좀 독특하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이건 나의 개인적 기질이다. 나도 명품백을 갖고 싶고 예쁜 옷에 눈이 가고 내 외모를 꾸미기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 적도 있지만 그것 역시 억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이젠 안다. 그래서 아주 가끔은 물욕이 많은 여성이 부러울 때도 있다. 물건을 사면 쉽게 행복해지니까.
각설하고 행복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 것은 역시 사람과 나누는 정이다. 그것도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이 동기가 되는데 똑같은 일이 생겨도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내가 너무 사소한 일까지 의무 부여한다고도 하지만 사람과의 사이만큼 의미 있는 일이 있을까. 어차피 행복이든 불행이든 그 감정은 영원하지 않기에 잊히는 추억이 되더라도 그 순간은 의미 있고 값지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일상에서도 잠시 느끼는 행복함의 여운을 길게 가져가고 싶어 글로 남기려고 한다. 내 감정만큼 소중한 것도 없겠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