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두이 두이 두두 이 회색빛의 빌딩들 회색 빛의 하늘과 회색 얼굴의 사람들
THIS ISTHE CITY LIFE" 넥스트의 도시인이라는 가사의 일부다.
1992년에 발매된 앨범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내가 이 음악을 들었던 시절엔
대단히 도시인이라는 도시 라이프를 즐기지도 못했을 나이였지만
비트감 있는 음악과 뭔가 어른들의 이야기를 하는 느낌의 노래가 대단히 시크하게 느껴졌었다. 뭔가 부정적이고 턱턱 막히는 가사 플레이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어른들만의 세상이
그리도 멋져 보였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느껴지는 뿌연 느낌의 회색 컬러는 대단히 무미건조하고 답답했지만
바바리코트 깃을 세우고 담배를 무심하게 물고는 인생의 모든 고뇌는 내 것이다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의
알베르 카뮈의 얼굴과 오버랩되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과 동경은 시간이 흘러 내가 도시인의 가사처럼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패스트푸드 쫓기는 사람처럼 시곗바늘 보면서 거리를 가득 매운 자동차 경적소리들 한가운데 있게 되었을 때는 도심 속의 여유로움은 없고 빼곡한 건물들 사이에서 정신없음과 불만의 교차로에서 내가 동경했던것은 무엇이였던가 기억조차 나지않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마치 공사장에서 미완성된 느낌의 외관으로만 느껴지던 노출 콘크리트는
이제는 카페 혹은 갤러리에서 많이 보이지만, 처음 이 자재를 사용할 때만 하더라도 익숙지 않은 미관과 스타일들로 생경학 느끼는 분들이 적당히 있었다. 제주의 숙박과 문화체험 등을 함께 함으로 유명한 "place camp"는 콘크리트로 뒤덮여있는 숙박시설을 사용한 투숙객들이 교도소 같다는 불만에" 교도소 체험"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투숙하는 투숙객들에게 교도복을 빌려주는 흥미로운 이벤트를 했었다.
이처럼 콘크리트의 삭막한 분위기의 자재가 어떻게 외 내장재로 사랑을 받게 된걸까?
콘크리트의 기본적인 구성은 어떻게 될까?
자갈이 반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반은 모레와 시멘트, 물 공기 등으로 되어있다.
자갈 반 공기 조금이다. 친환경 요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소재이다.
마치 콘크리트의 회색빛 차가움은 자연적인 푸 프름과는 상반되는 비자연적 요소로만 느껴지던 것은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도시적인 것은 항상 자연과의 대조적인 대립됨으로 머릿속에 그려져 있었다.
뭔가를 바라볼 때 옳고 그름으로 나누어 생각하던 나의 그르침에 잠시 반성하는 시간도 가져본다.
그도 그럴 것이. 자연과 대비되는 부분이 많다. 시기마다 변하는 색과 모양과 달리
콘크리트는 시간과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같은 모습과 컬러를 유지한다.
변하는 것이 좋고 변하지 않는 것이 나쁘다 할 수 없다 때론
변하지 않는 고유의 모습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삶의 터전에는 안전성을 유지시켜주는 좋은 장점이 되기도 한다, 어떤 조건과 요소들은 상황에 따라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콘크리트의 또 다른 매력은 뭐가 있을까,
차가운 쿨그레이 컬러는 중성적인 컬러로 어떤 소재와 어떤 컬러와의 조합도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컬러의 색들의 조합으로 다소 억지스럽거나 촌스럽게 느껴지는 공간도
세련되고 특별한 공간에 있는 듯하게 만들어주는 에너지가 있다.
새로운 공간의 머무름을 통한 이색 경험은 잠시 현실을 잊고
이상을 찾아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되는 것이다.
항상 일탈을 꿈꾸는 일상은 기존의 단추를 풀어내고
하나씩 다른 단추를 꿰어나가면
또 다른 일상으로 일탈을 맞이 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