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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Backstage Apr 06. 2021

패션매장 물 멍

더 현대 서울 패션매장

도시에서의 많은 이들은 다닥다닥 붙어있는 빌딩 숲 사이로 해야 하는 일들을 생각하며 걷는다. 그냥 걷는 것도 아니다 시 시각가가 변하는 국내외 뉴스와 15초 동안 빠르게 재생되는 오락성 콘텐츠들을 보며 이동한다.

일어나서부터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 모두가 빼곡하다. 먹는 건 어떤가, 아침을 안 먹으면 머리가 안 돌아간다며 등굣길 아침밥상부터 생선구이를 해주시던 우리의 엄마들 덕에 일어나자마자 섭취하는 영양소까지 든든하게 채워진다. 밖을 나가면 넘쳐나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파는 음식점과 음료를 마시는 카페의 종류 또한 고르기 쉽지 않을 정도로 많다. 보고, 듣고, 맛보고, 즐기는 모든 것들이 과 포화 상태이다.


몸도 마음도 디톡스가 필요한 시기가 필요하다. 나 또한  정기적으로 한 해가 시작하는 연초에 디톡스를 진행한다, 벌써 5년이 넘게 디톡스 루틴을 실행하다 보니,  나로서는 그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중요하게 느끼고 주변인들에게 추천해주곤 한다. 먼저 몸이 가벼워지니 엉덩이도 가벼워진다. 실행력이 빨라진다는 말이다. 해야겠다는 강한 시그널이 오는 순간 빠르게 일어난다. 덕분에 하루하루가 생동감 넘치고, 빠른 실행력으로 성취하는 게 하나둘씩 늘어난다, 연초에 글쓰기 양이 많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몸속에 더부룩함이나 불편함이  없어 항상 기분 좋은 에너지를 뽑아내게 된다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고 주변에 좋은 기운들로 가득해진다. 몸속의 독소가 빠지니 체중이 줄고 옷의 차림새가 좋아지며 과감한 스타일링에 자신감이 더해진다. 이렇게 쓰다 보니 디톡스 효소 영업사원이라도 된듯싶다. 하지만 우리는 몸의 독소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디톡스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바쁠수록 더 빠르고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여유와 힐링은 시간을 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더 쉽게 접근을 못하는 상황들이 악순환되곤 한다.

수많은 정보들로의 혁신을 꾀하는 회사 구글은 직원들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으로도 유명한 회사이다,

직원들의 편의를 도모함으로 인해 본인들 회사의 최상의 실적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이다,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건 바로 디지털 디톡스를 직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이렇게 말했다. 명상을 통해 자비심이 커지면 누구나 좋아하게 되고, 관계도 좋아져 업무 능률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어 “명상으로 업무능력 향상이 시속 100킬로미터로 전진하는 동안 더 잘하고 더 승진하고 싶은 욕망은 1천 킬로미터로 달려가기 마련인데 그게 행복의 길이 될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내적 기쁨’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내적 기쁨이 없기에 오직 탐욕에 목숨을 걸게 되지, 내적 기쁨을 찾게 되면 그런 것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는 것이다.


명상의 필요성은 해본 사람은 알게 된다. 잠시 모든 생각을 잊고 나 자신에 대해 집중하는 시간들인데, 

갑자기 몰입해서 명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 많은 이들이 멍 때리기에 동참한다. 사실 나는 멍떄려야지 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멍떄리기가 시시각각 장소불문 생각의 회로가 영킬때마다 종종 나타난다. 

주로 출근길 혹은 퇴근길 지하철에서 멍떄리기가 출몰한다. 나도 모르게 반대편 좌석에 시선이 고정되어 

되며 생각에 빨려 든다. 오늘 왜 그런 말을 했지 혹은 어떤 일부터 해야 하지 다양한 생각들이 엉켜져서 있다 보면 시선의 끝에 모르는 타인이 있으럐도 잇다 그들은 혹시 자기 옷에 무엇이라도 묻었나 옷매무새를 다지곤 한다. 그제야 불편한 시선을 느꼈겠다 싶어 빠르게 모드를 전환한다.


각자 만의 다양한 방법의 멍 때리기는 행위가 생기는 것 같다. 물을 멍하니 바라보는 물 멍, 모닥불을 피워놓고 바라보는 불멍, 바라보는 산멍등 타인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대상들을 바라보는 행위라는 것에 나도 동참하게 되었다.


도시에 살면서 물도 불도 나무도 만날 일이 드물다 보니, 한강이나 천들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힘듬을 강물에 쏟아버리곤 한다.


일주일 동안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날, 한강으로도 뛰어가지 못하는 날엔 그 스트레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줄곧 쇼핑의 세계로 풍덩 빠지곤 한다. 무아지경이 되어 익사하기 직전에 카드결제금액 알림 문자 소리에 나 자신을 가까스로 건져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명상으로 마음의 안식을 하지 못한다면 구매를 통해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다는 착각을 잠깐 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며칠 전  쇼핑을 하다 머리 위로 강물이 어른 거림을 느끼고는 천장 위를 한참을 올려다보았다.

더 현대 서울의 여성 패션매장이었다.



마치 손으로 두드림을 통해 만든듯한 불규칙한 알루미늄 소재의 표면은 빛의 각도나 옷의 전시상태 혹은 방문객들의  움직임에 따라 일렁이며 시시각각 다른 천장으로 보였다. 마치 해가 뜨고 지는 위치에 따라 강물의 일렁거림이 달리 보이듯이 말이다. 이 때문인지 강물이 흐르는 듯 액체 효과는 잠시 멍 때리기 뿐 아니라. 아래로 내려다보던 물을 올려다보는 행위는 마치 물속에 있는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물을 멍하니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데  물속에 들어가면 오죽할까,

순간 천장을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렸을 때 눈앞에 신상들은 알루미늄의 잔상이 빨리 사라지지 않아서 인지  반짝거리며 도도하게 나열되어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알루미늄 멍을 하면서 걸려있는 옷들은 내게 최면을 걸고 잇는 것 같았다.

마음의 안식을 느꼈다면, 이제 거울 속의 모습을 통해 안식의 찾아봐 좀 더 화려하게 너를 반짝여보라고!

수많은 곳에서 마주하는 속삭임들 그리고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명상하는 시간들이 필요한 요즘,

나만의 멍 때리기 도구 혹은 안식처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알루미늄 멍만큼이나 각자만의 새로운 스폿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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