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signBackstage Apr 18. 2022

트렌드를 바라볼 때 필요한 의심

트렌드의 종류 FAD

의심이라는 단어는 주로 부정적으로 쓰임이 많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의심의 눈초리"라는 말에서도 함축적으로 드러난다. 

의심의 사전적 의미는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 

눈초리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눈에 나타나는 표정을 뜻하는데, 

정리해 보면 믿지 못하는 마음에서 누군가를 바라볼 때 나타나는 표정이다.

의심의 눈짓, 의심의 눈빛이라는 중립적인 단어를 씀에도 어색하게 느껴지는 건 

우리가 의심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트렌드를 캐치하기 위해서는 의심이 꼭 필요하다.


다양한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보고 낱낱이 질문하고 의심해보아야, 지금 새로운 이현상들이  계속 이어지는 흐름인지, 잠시 유행처럼 반짝하는 것인지 알아볼 수 있게 된다.

트렌드를 가늠하는 첫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현상들이 트렌드로 이어질지 아닐지 가늠해 보아야 한다. 가장 많이 생성되는 Fad는 (For A Day)  일시적인 현상을 뜻한다.

Fad는 주로 식품이나 패션 쪽에서 많이 보인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맛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비해 빠르게 일시적인 현상인 Fad가 자주 목격된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대만 카스텔라, 흑당 밀크티, 민트 초코, 벌꿀집 아이스크림 나열한 이 음식들을 맛보거나 누군가의 시식 후기를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짧은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고 한순간에 외면당한 아이템들이다.


2019년도 흑화당, 타이거 슈가, 엘리 등 수많은 흑당 버블티 카페가 생긴 적이 있었다. 대만의 흑당 음료 전문점의 등장과 동시에 국내 커피 전 문 점에서도 일제히 흑당 음료들이 출시되었었는데, 

그때 당시 회사 근처에 대만의 유명 버블티 카페 엘리가 오픈했었다. 칼퇴하고 밀크티를 마시러 부리나케 갔는데  분명히 내가 가장 먼저 퇴근했는데, 훨씬 먼저 마케팅 팀원들이 우르르 와서 줄 서 있는 걸 본 적이 있었다. 새로운 맛과 유행을 먼저 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자들 중에서도 디자인 혹은 마케팅 업 종사자들은 훨씬 더 새로운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게 버블 밀크티 카페를 6개월 정도 신나게 줄을 서다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가맹점들의 확대로 공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흩어지고 서서히 사라졌다. 


쉽게 뜨고 지는 것을 미리 알아볼 순 없을까? 


트렌드의 종류 FAD 패드의 특징 중에 하나는 관련 어가 제품 자체 속성이나 연상 가능한 직접 연결고리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의 한 축으로 들어서기엔 무리가 있는 하나의 객체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흑당 버블티"이라는 키워드의 연관어를  찾아보면 먹는 장소인 카페나 버블티에 들어가는 재료들, 함께 먹는 사람, 맛 등이 연관어로 나타나게 된다. 

sometrend로 알아본 흑당 버블티 연관어 검색 2022.3-2022.4


뜨는 현상이나 제품들이 정접에 있을 때 빅데이터를 통해 그것들의 연관어를 검색하거나 주로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언급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그제품의 영향력을 알아볼 수 있다. 모두가 사용하고 경험해본다고 해서 우리가 이것을 쉽게 트렌드다라고 단정 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의심과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야 한다. 쉽게 믿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행위는 사실 우리들에겐 겸연쩍게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인지, 말 그대로 꼬치꼬치 캐묻고 의심하는 행동들에 대해 관대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 번은 디자인실에서 개발회의가 진행되는데, 선배 디자이너의 방향성에 의문을 가지고 몇 번 질문을 한 것에 대해 굉장히 불쾌하게 답변을 받은 기억 있다. 나름 정중하고 예의 있게 질문했다 생각했지만 그는 일단 내가 불만이 있고 자신의 의견에 반문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무례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 때문일까  상대가 내 질문을 수용할만한 자인가를 먼저 염두에 두고 질문 자체를 꺼리게 되는 상황이 잦아졌다.


북유럽의 교육 방식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수업의 주제를 정해주면 그것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며 서로 다른 의견은 왜 그런지 묻고 답하는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 이는 아이들에게 사고력 향상과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강조하는 교육태도였다.

스스럼없이 본인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은 이상적은 교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조금은 삐딱한 사고를 할 수 있게 키워진다. 본인의 의견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그런 의견들을 수용해주는 어른들의 자세, 본인의 의견을 존중받아진다고 여겨지며, 더 큰 사고를 할 수 있게  교육환경이 조성된다.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북유럽과는 어떻게 다르고 같을까?


대학교를 졸업한 지 18년이 지나고, 대학 강단에 섰을 때의 설렘은 이루 말할 수없다. 학생들을 매우 열정적이고 눈빛이 빛났다.  그들은 강의를 듣고 필기하느라 바빴고 수업 때 나의 질문에  시선은 주로 허공에 매달려있었다.

수년간 많은 교육방식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학창 시절의 분위기와 거의 흡사했다. 질문을 던질 때마다 겸연쩍은 익숙함이 자주 연출됐다.

2018년 글로벌 인재포럼 이혜정 교육과학 현신 연구소장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서울대학교 A학점 이상 받은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해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수님이 하는 이야기에 대해 다른 의견이 생긴다면  대부분이 본인 의견을 표현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다른 의견을 개진하면 성적을 못 받을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생각이 틀렸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과연 이러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신뢰는 어디에서부터 온 것일까, 맹목적인 사랑과 믿음은 부모 자식 간의 사랑으론 부족한 것일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린 그냥 누군가가 원하는 대로  누군가가 그려놓은 대로 삶이 순식간에 수동적으로  되어버린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고 편히 숨 쉬던 공기마저 마음 놓고 마스크 벗고 숨을 들이 킬 수 있는가. 삶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봄이 필요하다. 트렌드를 바라볼 때도 같은 맥락이다. 의심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건 왜 그런 거지? 아닌 거 같은데, 진짜 그런가? 

지금 이것은 사람들이 진짜 좋아하고 지속 가능한 현상인가? 에 대한 질문은 세상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메가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첫걸음이다. 주변에 새롭게 보이는 제품과 디자인 그리고 현상에 질문을 던져보고 답을 다양한 곳에서 찾아보자. 그렇게 Fad와 트렌드를 구분해 보는 연습을 통해 부유물처럼 떠오르는 Fad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트렌드의 노이즈를 이렇게 제거하고 정제된 트렌드를 모았다면 그 안에서 마이크로 트렌드와 메가트렌드를 나누고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지리산 정기가 담긴 위스키 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