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탈퇴하고 지워버릴까 하다가 아직은 내버려 두고 있다.
블로그나 sns 외에 또 다른 공간 어딘가 글을 쓴 뒤, 허공에 내 글을 던지고 싶을 때가 있다.. 지인 말고 어디선가,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리라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은 또 언젠가 지워질지 모르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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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허영심'을 지우면, 남는 건 무엇일까.
또 누군가에게 날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을 없앤다면 남는 건?
겉치레에 신경 쓰는 허영심은 물질에만 국한되는 건 아닐 것이다.
학력허영심, 지적허영심, 예술적 허영심,.. 등등..
내가 어떻게 보이기를, 어떤 사람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허영심들.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싶은 욕망.
이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허영심들이 너무 눈에 보일 때가 있다.
저 사람은 어떻게 보이고 싶어 하는구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구나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이구나, 보다는
실상 '어떻게 보이고 싶어 하구나' 하는 것이 눈에 보일 때.
그래서 가끔은 내가 쓴 내 글을 보고도 역겨울 때가 있다.
어떻게 보이고 싶어서 쓴 글들을 다시 읽을 때.
물론 세상에서 나를 드러내야 할 때도 많지만,
그 '어떻게' 보이고 싶은 욕망, '어떻게' 되고 싶다는 욕망 말고 ㅡ
진정 그 행위 자체를 말없이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니 그런 사람이 참 부럽다.
굳이 드러내진 않지만 열정과 행위에 대한 사랑이 있는 사람.
드러내지 않아도 잘하는 사람.
가끔 그 숭고한 열정이 참 부럽다.
허영심 없는 숭고한 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