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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이 Jul 14. 2022

휴직, 현타가 오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나?

 휴직을 하고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워 뭐라도 해보겠다고 다짐한 지 열흘, 현타가 왔다.. 아침에 일어나서 글 쓰고 영어 공부하고 점심 만들어 먹고 실내 자전거나 러닝머신을 타고 재테크 책을 보고 나면 신랑이 퇴근할 시간이 된다.


 평소 회사 다닐 때보다 어찌 보면 더 바삐 사는 것 같다. 시간이 모자라서 급급해하다 보면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 이렇게 산 지 열흘만에 현타가 왔다. '휴직기간 내내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자 답답했고, 갑자기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유튜브를 보고 넷플릭스를 보고 의미 없이 TV를 켜놓고 그냥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 좋아하던 글도 쓰지 않았다. 영상을 하도 봐서 저녁이 되면 눈과 머리가 아파왔다. 그렇게 삼일이 지났다. 다시 조금씩 힘이 났다. 뭐라도 새롭게 하고 싶었다.


 인간의 마음은 신기하다. 이것저것 열심히 해보다가 힘이 들면 놔버리고, 세상 나태하게 살다 보면 다시 시작할 힘이 난다.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할 힘이 난다.


 나는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깊은 고민을 한 적이 별로 없다. 머리 아픈 것을 싫어한다. 이런 나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명확하게 마주하게 된다. 내가 쓴 글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도 재미있다. 새롭게 찾은 취미다.


 휴직기간에 열심히 살다가 현타를 느껴보니, 세상 나태하게 살다가 열심히 살다가를 반복하는 휴직이 될 것 같다. 그러면 뭐 어떤가, 휴직에 정답은 없다. 나태함이 용인되는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나태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이게 행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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