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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이 Jul 26. 2022

휴직 후 꾸준함의 어려움

운동? 공부? 습관 모임?

 휴직을 하면서 여러 가지 목표가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이뤄내고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 많았던 목표들이 덜어내지고, 점점 소박해지고 있다. 수영, 필라테스 등 운동을 해보겠다는 결심도 차차 옅어지고, 그나마 하기 쉬운 산책만이 매일 하는 거의 유일한 운동이 되었다.


 그런데 그것 만으로도 달라진 것 같다. 하루 최소 8,000보에서 10,000보를 걷다 보니 몸이 가벼워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는 것 같다. 하루 종일 나태하고 누워있더라도 밤이 되면 8,000보를 채워야겠다는 목표 하에 집에서 가볍게 제자리 걷기를 하거나 헬스장에 가서 러닝머신이라도 하고 온다.


 그러면 기분이 좀 나아지고 생기가 돋는다. '역시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해.' 뭐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특히, 나에게는. 나는 뭐 하나를 꾸준히 하기 굉장히 힘들어한다. 예전부터 그랬다.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은 굉장히 잘하는데 뒷마무리가 아쉽다.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뒷마무리가 잘 안 되더라도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특별히 고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시시때때로 얼굴을 불쑥 내미는 자기 합리화)


 그래서 복싱도 하다가 말고, 탁구도 하다가 말고, 에어로빅도 하다가 말고, 방송댄스도 하다가 말고, 제빵도 하다가 말고, 하다가 만 것이 많다. 그런데 이런 시도들이 모여 지금의 내 경험치를 이루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결정함에 있어 밑바탕이 되어준다. 나는 그것에 만족한다.


 그런 내가 걷기를 꾸준히 하고 있음에 놀라고 있다. 습관 모임 덕이기도 하다. 야심 차게 휴직을 준비하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습관 모임을 한다는 커뮤니티 글을 보고 덜컥 지원해서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습관 모임에서 운동기록을 사진 찍어서 매일 인증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날짜에 걸은 기록 사진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매일 열심히 걷고 있다. 역시 꾸준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구속이 필요한 걸까?


 그리고 내가 꾸준히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적당하게 잡아야 한다. 매일 전공 공부 한 시간, 영어공부 한 시간 이렇게 목표를 잡으니 시부터 하기가 싫다. 그런데 20분으로 잡으면 다르다. 하루 20분쯤이야, 참고 책을 볼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 항상 30분을 넘기게 된다.



 운동이든 공부든, '느슨한 구속력'과 '적당한 목표'는 꾸준함이라는 선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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