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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이 Jun 30. 2022

역시 계획대로 되는 건 없어

 난임 휴직에 들어가면서 건강한 몸을 만들자는 열정과 함께 필라테스와 수영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기우일 수도 있지만 필라테스는 몸에 힘을 많이 주기 때문에, 수영은 물의 화학성분이 몸안에 들어올 수 있어서 임신 준비에 적합한 운동은 아니라는 카더라 통신을 들었다.


 이왕 난임휴직을 한 거 운동도 임신에 가장 좋다는 산책과 등산으로 방향을 틀었다.(필라테스랑 수영하러 가려면 차로 10분은 가야 해서 귀차니즘도 한몫하긴 했다)



 또 하나의 계획은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마치는 거였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난임휴직 후기를 열심히 찾아보다가 질병휴직기간에는 대학원에 갈 수 없다는 내용을 발견했다. 청천벽력과 같았지만 차분히 감사과에 문의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안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단 대학원 계획도 물 건너갔다.


 그리고 또 새로운 경험을 위한 해외여행. 질병휴직 기간에는 해외여행도 질병치유를 위한 예외적 사유로만 갈 수 있다고 한다. 해외여행도 못 가게 되었다. 


 그렇지. 역시 계획대로 되는 건 없지. 운동도 바꾸고 공부계획도 바꾸고 해외여행도 바꿔야 한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계획을 바꾸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물론 내 경우에는 난임휴직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지 않은 탓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계획은 못 지켜서 계획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다 지킬 수 있으면 그건 계획이 아니라는 자기 합리화를 해보자. 계획 변화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느리더라도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가보자. 아무도 내 인생을 앞에서 당겨주거나 뒤에서 밀어주지 않는다. 내 속도대로 나에게 맞게 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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