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인데, 회사에 출근?
휴직, 초심 유지하기!
친언니는 나와 같은 공무원이다. 서로 회사가 가까워서 비가 오거나 더우면 언니를 차에 태워서 가곤 했다. 이것이 나의 운전 3대 목표 중 하나였다.
3대 목표 중 나머지 두 개는 남편이 술 마시면 데리러 가기, 엄마랑 차 타고 좋은 곳 구경 가기였다. 장기 장롱면허를 깨고 운전을 시작한 지 1년 반 동안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다.
작년 여름에는 언니랑 같이 매일 출근했었는데, 올해는 딱 여름이 되자마자 내가 휴직에 들어가서 출근시간에 언니를 태워주는 게 애매해졌다. 언니는 태워다 줬으면 하는 눈치였다.
그래! 내 운전 3대 목표 중 하나였지, 아침마다 회사에 태워다 주자. 아침에 일어날 명분도 만들고, 결혼 후 소원해진 언니와의 자매애도 높이고 여러모로 괜찮은 일이다.
드디어 언니를 회사에 태워다 주기로 한 첫날! 언니를 회사에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내려오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수많은 차들을 거꾸로 거슬러서 집으로 향하는 기분. 저번 주만 해도 이 차들과 같이 회사를 향해서 맹렬하게 질주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한산한 반대편 길로 달리고 있다니..
회사에 다닐 때는 출근에 급급해서 역방향 길이 막히는지 한산한 지 몰랐다. 출근차를 역으로 거슬러 집으로 가니, 나도 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를 회사에 태워다 주기 잘했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태해진 나를 다잡고,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