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다는 것
작년을 마지막으로 나의 20대가 끝이 났다. 이제는 서른. 젊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어리다고는 못하겠다. 어린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다른걸까? 성장하긴 한 걸까? 사람이란게 꼭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걸까?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렇게 믿었었고.
그런데 어느날 어렸을적 일기를 펼쳐서 읽었는데 깜짝 놀랐다. 20대 초반의 나의 글들. 어린시절의 글이라서, 다시 읽으면 오글거릴거 같아서 펴보지 않았던 일기장에는 깊은 생각과 자아성찰의 글이 적혀있었다. 어린 나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깊이 고뇌했고 더 깊이 사색했다.
성장하는 것에는 방향성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어느 쪽이 성장하면 어느 쪽이 퇴보하는... 등가교환이 여기서도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성적인 생각과 합리적인 판단력,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는 얻었지만 끝없는 자아성찰과 순수한 마음을 잃었다.
그 때의 나보다 지금 내가 더 성장한건 볼록 나온 배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