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팅달 Jan 14. 2022

043 내가 닮고 싶은 지역장님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마 20:27-28)


헤르만 헤세의 소설 <동방순례>는 주인공 H.H.가 결맹으로 맺어진 순례단에 가입하여 동방으로 여행하는 이야기다. 

이 순례단에는 레오라는 하인이 있었다. 

그는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순례자들을 섬기고 여행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가 사라져 버렸다. 

사람들은 그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레오가 사라진 후 순례단은 엉망이 되었고 여행의 의미를 잃은 듯 보였다. 주인공 역시 순례에 회의를 느껴 결맹을 깨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주인공은 결맹을 배반한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결맹의 심판대에 섰다. 


그런데 심판대에 나타난 결맹의 최고 책임자는 놀랍게도 레오였다. 최고 책임자였던 레오가 가장 낮은 자리에서 순례자들을 섬겼던 것이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으뜸이 되길 원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섬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이 오신 것은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이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주시기 위함이다. 우리도 예수님을 본받아서 섬김의 삶을 살아야 한다. 오늘이 다 가기 전에 주변의 누군가를 섬겨보자. 기쁨과 보람이 있는 하루가 될 것이다. 


<감사 QT 365> 중에서



9년 전, 난 우리 교회 대교구에 소속을 두게 되었다.

엄마가 평생소원이시라는데, 

그게 뭐가 어렵다고 그 소원 하나를 안 들어주겠나 싶어서 가입을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교회의 일꾼 되라는 뜻으로 임명장을 줄줄이 받게 되었다.


처음엔 서리집사 임명장.... 

이후 동네의 초등생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아동구역장 임명장.... 

그리고 우리 지역 식구들을 잘 섬라는 구역장 임명장...


상은 상을 받아본 사람을 알아본다고.. 

어릴 때부터 반장. 부반장 임명장을 수두룩하게 받아봤고(이게 다 엄마가 좋으시라고 했던 행동들..)

대학 때는 캠퍼스 리더, 캠퍼스 홍보팀장, 캠퍼스 성경공부 간사 임명장, 교회학교 교사 임명장 등등... 

임명장이란 임명장은 거의 다 받아봐서 

상장이 바닥에 굴러다닐 지경이다. (내 자랑.. 우헤헤헤)


내가 항상 리더로 뽑힐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의 열매 중 특히 충성과 온유와 양선이 강해서 인 듯싶다. 


그런데.... 나보다 더 충성적인 사람을 만났다!! 

바로 우리 지역장님~ 

다섯 명의 자녀를 키우고, 믿지 않은 남편을 교회 장로님까지 만들고, 

아픈 시어머니를 끝까지 병시중 해서 천국을 보내셨고, 지금은 시골에 계신 시아버지를 돌보느라 애쓰시는 대단한 분이다. 매일 기도원과 기도처를 다니며 우리 지역 8-9 가정을 기도로 돌 본, 진짜 아무도 못 따라가는 기도의 전사... 거기에 우리 엄마 아빠까지 반찬을 해다 나르고, 부족한 나를 지역장으로 세우시겠다고 기도까지 해주신 분이다. (지금의 상황에선 지역장은 못하겠다고 거절했다 ㅜ)   


섬김이란 단어가 딱 어울리는 "심은희 권사님"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녀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섬길 수 있는가... 

아무도 그렇게 못할 거다. 

솔직하게 난 자신이 없다. 


그러나 엄마가 쓰러지기 전 날. 

마지막 통화에서 심 권사님처럼 살아야 한다며 말씀하셨기 때문에... 

보고 들은 걸 따라 하면서 살아야 된다고는 생각한다. 


그저께 심 권사님이 우리 집에 오랜만에 오셨다. 

코로나 시국에 너무 멀리 이사를 가셨고, 

지역장을 내려놓으셔서 최근엔 거의 왕래를 하지 못했었다.


"정원이가 달라졌어. 든든하다. 기도는 끝까지 해야 돼. 어느 순간엔 지칠 거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냥 늘 하던 대로 쭈욱 하는 거야. 알았지? 나도 기도해줄게"


언제나 엄마처럼 뒤에 서 계셨던 분이 그렇게 응원을 해주시는데.... 눈물이 났다.


섬김은 

변함없이. 꾸준히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는 말과도 같다. 

한 번 돌아봤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기도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042 엄마가 많이 아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