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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Jan 15. 2022

044 형을 따라하는 동생 고양이

요셉은 노년에 얻은 아들이므로 이스라엘이 여러 아들들보다 그를 더 사랑하므로 그를 위하여 채색옷을 지었더니 그의 형들이 아버지가 형들보다 그를 더 사랑함을 보고 그를 미워하여 그에게 편안하게 말할 수 없었더라(창 37:3-4)


조선의 21대 왕이었던 영조는 자녀를 편애했다.

출처: 영화 <사도>의 한 장면

그는 영빈 이씨에게서 얻은 화평옹주, 사도세자, 화완옹주 중 두 옹주는 사랑했던 반면 유독 사도세자는 미워했다.

영조가 처음부터 사도세자를 미워한 건 아니다.

사도세자는 첫째 아들 효장세자가 죽은 뒤 7년 만에 얻은 아들이자 왕위를 이을 유일한 후계자였다.

그렇기에 사도세자에 대한 영조의 관심과 기대가 남달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영조와 사도세자를 이간질하는 무리들이 생겨났다.


이들의 꼬임에 빠진 영조는 사도세자에 대한 실망감과 자신의 권력 약화에 대한 우려에 사로잡혀 결국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이는 끔찍한 일을 벌였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야곱도 자녀를 편애했다. 그는 노년에 얻은 요셉을 다른 형제들보다 더 사랑했는데 이 같은 편애가 야곱의 가정에 큰 고통을 가져왔다. 요셉을 미워했던 형들이 그를 애굽에 노예로 팔아버린 것이다. 이처럼 부모의 편애는 자식들 간에 서로를 미워하게 만들고 갈등을 일으켜서 온 가정을 불행으로 몰고 간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를 차별 없이 사랑해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 것 같이 우리도 자녀들에게 공평하게 사랑을 베풀 때 우리의 가정은 아름답고 화목한 낙원이 될 것이다.


<감사 QT 365> 중에서


왼쪽부터 돌돌. 돌키. 돌순


"우리 돌돌이 사랑받고 싶구나~~~"


난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현재 돌남매와 슈집사로  <미스터캣틴> 고양이 이야기를 연재하고자 하나,

스토리는 풍부한데 쓸 시간이 없어 계속 미루고 있는 중이다.


위 본문에서 말하는 편애의 감정에 대해선 사실 잘 모르겠다.

엄마아빠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외동딸이고,

나 역시 남편과 딸 하나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에 편애와 질투의 감정엔 좀 약하다.


그런데 고양이를 키우면서 그 느낌은 좀 알 것 같긴 하다.

유달리 나에게 이쁜 짓을 하는 고양이가 있어 그 고양이만 편애를 하게 되었고

그 고양이처럼 사랑받고 싶어하는 또 다른 고양이가 있고...

그러든지 말든지 상관 안 하는... 아예 노터치를 원하는 고양이도 있고...

고양이도 참 성격이 다양하다.


 

돌키(7살)를 따라하는 돌돌(4살)


나는 돌키를 제일 좋아한다.

오랫동안 정이 많이 들어서, 돌키의 일거수일투족이 어떤 뜻인지 다 알 것 같다.

돌키도 내가 혼자 우울하거나 울고 있으면, 옆에 와서 왜 우냐고 이마를 내 입술에 부딪히며 달래준다.

또 내가 아무리 괴롭히고 못살게 해도 1분도 안돼 다시 달려와 살을 비벼준다.

그렇게 쌓인 세월이 벌써 6년...


이후 돌키가 혼자 있는 것이 외로운 듯 보여서 동생 돌순이. 또 돌순이의 동생 돌돌이가 차례대로 집에 데려왔다. 돌키가 형이니까. 다른 애들보다 돌키를 더 쓰다듬어주고. 혹시라도 기어오르는 행동을 하면 바로 제지를 줬다. 돌키의 권위를 높여줌으로써 고양이 사이에 위계질서가 잡혔다.


사랑받는 돌키를 부러워하는 돌돌이는 누나 돌순이와 아버지가 다른 동생인데.

성격이 수줍고 겁이 많은 편이라, 대부분 어딘가에 숨어서 지낸다.

돌키는 항상 거실에 나와있는 반면. 돌돌이는 침대 밑이나 가구 뒤에 있으니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집에 와서

사랑을 받고 싶지만. 돌키에 가려서 늘 눈치 보고 적응을 못했던 돌돌이...




그러던 어느 순간!!

돌돌이는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 지점을 찾아냈다.

돌키에게 없는 디테일의 틈새를 찾아낸 것이다.


우선 돌키보다 부지런한 돌돌이는 아침에 날 깨운다.

침대 위로 올라와서 귀에 대고 "야옹~" 그럼 내가 쓰다듬어 주면 너무 좋아하지...


또 돌키보다 젊고 가볍고 재빠른 점을 이용해서 자신의 개인기를 개발했다. 바로 점핑!!

벽을 타고 오르는 기술인데, 오우~~ 내가 환호성을 질러주면 엄청 좋아한다.


또 "공!" 하면 바로 튀어나온다.

작은 동전만한 공만 던져주면 강아지처럼 뛰어가서 물어가지고 나한테 다시 온다.

또 던져달라는 뜻인데...

강아지도 아닌 고양이가 입에 공을 물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돌키를 경계했던 돌돌이가

어느 순간부터 돌키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또 따라다닌다.

그러면 한 번이라도 더 주목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보다.



사랑에 갈급한 돌돌이를 보면서.

한 번씩 더 뽀뽀도 해주려고 노력한다.

털도 더 자주 밀어주고, 손톱도 더 정갈하게 깎아주고,

쮸루도 몰래 한 번씩 더 주려고 한다.

그래야 돌돌이가 우리 가족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테니까.


그랬더니 돌돌이는 오늘도

나의 성경필사용 테이블에 올라와서 포즈를 잡고 있다.

돌돌이의 그 맘을 알기 때문에.


"사랑해 돌돌아. 너 너무 사랑스러워. 잘생겼어!"


한번 더 안아주고, 더 쓰다듬어주고, 엉덩이도 토닥토닥 두드려준다.



하나님의 마음도 같을 것 같다.

사랑받고 싶어하는 자녀에게 더 관심을 보이시지 않을까?

더 깊이 묵상하고,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변하려는 자에게 더 관심을 가져주실 것 같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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