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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Feb 09. 2022

066 엄마의 말씀읽기

엄마의 말씀 읽기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야훼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이는 짐승과 새와 물에서 움직이는 모든 생물과 땅에 기는 모든 길짐승에 대한 규례니 부정하고 정한 것과 먹을 생물과 먹지 못할 생물을 분별한 것이라(레위기 11:45-47)


하루 세 번 식사 때마다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리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런데 일부 그리스도인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짧은 식사 기도를 드리는 것마저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마의 땀을 닦는다는 듯이 손을 잠시 이마에 댄 채 잠깐 눈을 감고 남들 모르게 식사 기도를 해버리는 분을 본 일도 있다. 반면에 아무리 믿지 않는 분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도 당당하게 두 손을 식탁 위에 모으고 주님 앞에 순전하고 구별된 모습으로 정성껏 감사기도를 드리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은 언제나 마음에 감동을 준다.


오늘 레위기의 말씀은 음식에 대한 여러 규정을 담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방인 선교 시대가 열리면서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구약이 음식 규정을 문자적으로 따르지는 않게 되었다. 그러나 율법의 음식 규정들은 세 끼 식사처럼 가장 일상적인 일들도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임을 상기시켜 준다. 믿음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인도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이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언제나 주님과 동행하고 주님으로부터 힘을 얻기를 소원한다.


<감사 QT 365> 중에서



"내가 식사 기도를 안 했구나... 이를 어쩌니?"


QT 내용을 읽어 드렸더니,

엄마는 지금까지 식사기도를 못하셨다면서, 하나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사실 콧줄로 식사를 하시니... 내가 먹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를 수밖에...

연하 검사에 통과는 됐지만, 병원 측에서 폐렴이 우려된다고 하여 입으로는 다시 드실 수 없게 됐다.


"여사님이 식사를 넣어 줄 때마다, 식사기도를 해야겠구나."


난 엄마의 규칙적인 기도생활과 말씀 생활을 보며 커왔다.

사실 칼 같이 지키는 그 규칙이 답답한 적도 많다.

하지만 그 루틴이 엄마의 모습이었고, 뒤늦게나마 엄마를 닮아가고 싶다.


"성경 책하고 돋보기 가져와. 내 성경 가방 알지?"

 

성경 한 줄 읽지 않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엄마가 성경책을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엄마가 집에서 평소에 읽으시는 큰글성경은 너무 무겁다.

특히 하도 많이 넘기셔서 그런지 지퍼도 잠기지 않는다.


"왜 네 아빠 걸 가져와. 내 거를 가져다줘..."   


큰글성경보다 조금 작은 성경책을 지난 토요일에 가져다 드렸더니...

(현재 코로나 환자 밀접접촉자라 병동이 코호트 됐다. 원무과에 가져다주면. 직원이 살짝 전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그건 아빠 거란다. 엄마 아빠 거 구분이 안 가서 몰랐지....


엄마가 표시한 성경통독 횟수


엄마의 성경책을 찾아서 가방에 넣으려는데,

여러 메모들이 성경책 사이사이에 껴 있으니 두꺼워서 들어가지 않았다.

메모들을 하나하나 빼다가 발견한... 엄마의 성경통독 횟수 메모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 마지막 장에 표시된 엄마의 통독 횟수도 발견했다.

정말, 그 무엇보다 값진 엄마의 성경 읽기 실천 모습에 감동이 됐다.


지금의 성경책을 2011에 구입했으니까

2011년부터 - 2020년 12월 29일까지  10년 동안


"총 32독"

 

2011년 1회 완독

2012년 1회 완독

2013년 3회 완독

2014년 2회 완독

2015년 3회 완독

2016년 3회 완독

2017년 3회 완독

2018 6 완독 (성경 읽기 교구 1 수상, 교회 서점상품권)

2019년 5회 완독

2020년 5회 완독


엄마의 돋보기와 성경책을 가지고 다시 병원에 가져다 드렸다.

어제 여사님 말로는 엄마가 침대에 앉아서... 성경을 읽으셨다고 했다.

 

"엄마. 성경을 읽으셨다고?"

"딱 한 구절... 돋보기를 썼더니, 토할 것 같더라고. 모든 게 너무 크게 보이는 거야"


맞다...

1년을 넘게 누워계셨고, 휠체어에 앉게 되신 것도 얼마 안 됐으니... 눈의 시력도 많이 달라졌을 거다.


 

새벽에 성경을 읽으시는 엄마의 모습 (너무 좋아서 모자이크도 안함^^)


"어쩜 좋아...!! 그래!!  이게 엄마의 평소 모습이셨어...!!"


오늘 아침에... 여사님이 감동적인 사진을 보내오셨다.

여사님이 연출을 해서 찍어주셨는데... 정말 하나도 안 아픈 사람 같아 보였다.


"우리 언니 맞니? 왜 이렇게 좋아지셨어? "


이모 역시. 이 사진을 보고는 믿기지 않는다며, 너무 좋아하셨다.

매일 보던 모습이. 이젠 믿을 수 없는 사진 한 장으로 변해버렸지만

엄마가 말씀에 대한 사모함이 얼마나 큰 지를...

그리고 매일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느끼게 됐다.

 



엄마가 쓰러지고 나서, 나한테는 치유의 모델이 있었다.

평소에 좋아하던 이외수 작가였다. 엄마보다 1년 전에 쓰러지셨는데...

영화감독인 아들이 가끔 이외수 작가님의 사진을 올렸었다.

말씀은 못하시지만 자전거를 타는 모습. 바둑을 두는 모습을 공개했더랬다...  


"엄마. 이외수 작가 알지? 엄마도 이외수 작가님처럼!! 일어날 수 있어!"


라고 했었는데,

엄마의 성경을 읽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감개무량하다.


엄마도 힘들게 병상에서 성경을 읽으시는데,

(어제는 갈라디아서, 오늘은 고린도후서를 읽으셨다고)

멀쩡한 난 놀면 안 된다.

나도 올해 1독 통독을 목표로, 오늘 읽을 양을 무사히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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