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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Feb 10. 2022

067 깜빡이는 눈에 비친 감사

나는 오직 주의 사랑을 의지하였사오니 나의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리이다(시 13:5)


병으로 쓰러졌던 그때에는

눈물이 흐르고 슬펐지만

'영의 아픔을 치유하시는 그리스도'를 

알기 위함이라는 걸 깨닫고

기쁨과 감사로 바뀌었습니다.


이 시를 쓴 미즈노 겐조 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전신이 마비되는 병에 걸렸다.

겐조씨는 깊은 절망에 허덕였다. 


어느 날. 그런 그에게 목사님이 찾아와 예수님을 전했다. 예수님을 영접한 후 겐조씨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전에는 죽고 싶어 눈물을 흘렸지만 이제는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말을 할 수도 글을 쓸 수도 없었던 그는 눈동자를 깜빡여 시를 쓰기 시작했다. 


어머님이 일본어 50음도를 벽에 붙여놓고 손가락으로 글자를 가리키면 겐조 씨가 원하는 글자에 눈을 깜빡이는 방식으로 한 글자씩 시를 써나간 것이다. 


놀랍게도 그 시의 내용은 슬픔과 아픔이 아니라 기쁨과 감사를 노래하고 있다. 상황을 초월한 기쁨과 감사. 예수님을 만난 삶의 모습이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여사님.. 여사님... 여사님...”     


같은 병실에 계신 간병인들이 시끄럽다고... 여사님이 다른 데 잠시 갔으니 기다리라고 타박을 한다. 

영상통화를 하던 엄마가 갑자기 여사님을 부른 거다.     


“엄마, 여사님은 왜?”

”엉덩이가 시리다. 이불 좀 덮어달라고 하려고... 여사님.. 여사님... “

”엄마. 여사님 지금 옆에 안 계신가 봐. 조금만 좀 참을 수 있을까. 내가 QT책 읽어줄게 “

”그래... “     


책을 읽고 있는데 5분도 안돼서.. 또 엄마는 여사님을 불렀다.     


"왼팔이 저려." 

"여사님한테 주물러 달라고 하려고? 지금 옆에 안 계신 것 같은데..."

"여사님... 여사님... 여사님... 여사님... “     


이때 방으로 들어온 여사님은 잠깐 아침식사에 먹을 반찬을 데워오느라 나갔다 왔다며, 왜 부르냔다.      


”엄마가 엉덩이가 시리다고 하시니까, 베개로 엉덩이 쪽을 받혀주든지 이불을 좀 덮어주세요 “

”이불은 당연히 덮었시오. "


영상통화를 하던 핸드폰으로 엄마의 욕창 부위를 보여줬다.     


”어디다 베개를 두란 말이오? 둘 데 없잖소! 우리 어머니 매번 그런단 말이오!.. 안돼... 욕창 더 커지면 어쩔라고 그러오? 어머니 안 그러오? “

"...(나 할 말 없음)"

"...(엄마도 할 말 없음) 미안해. 여사님"    


엄마가 시무룩하게 여사님한테 사과를 하신다. 아... 보고 있으려니 속상해 죽겠네...


이런 일은 하루에도 수십 번 일어난다.

그렇다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없다. 

여사님을 달래서 좋게 좋게 도와달라고 하는 수밖에. 

내가 병원 안에 들어갈 수만 있으면... 몸이 부서져도 엄마를 위해서 해줄 텐데...      

코로나 시기니... 보호자와 환자는 완전히 차단됐단 말이다.

그러니 전화로 말로만 얘기할 수밖에..


정신은 멀쩡하고, 감각신경들도 다 살아있는데.. 

운동신경계가 있는 중뇌가 병변이 왔으니. 얼마나 답답하실까. 

코가 가려워도 눈에 눈물이 나도.. 엄마는 혼자서 하실 수가 없다.


우리 여사님이 책임감도 강하고, 웃음 많은 긍정적인 사람이라 엄마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 계시지만. 그래도 저렇게 여사님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엄마 입장이 되어 보면 얼마나 막막하고 힘들지 마음이 찢어진다.   

  

 


장애인으로 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혼자서 해 보려고 해도, 절대 안 되는 것들이 많다. 

몸의 온몸이 아프고, 그걸 참고 또 참는데도 고통스럽다.

그런데 옆 사람들은 견디라고 한다. 그 고통도 모르면서... 

감당할 만한 시험을 주신다고 하신 예수님이시지만...

엄마는 이걸 감당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인내해야 할까?    


그나마... 엄마가 누워 계시면서 계속 유튜브로 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절대 긍정, 절대감사를 하고 계시니,

믿음만이 살 길임을 엄마를 통해 본다.     


미즈노겐조도, 송명희씨도, 이지선씨도, 박위씨도 

그들의 간증이... 엄마가 장애인이 되고나서부터는 새롭게 다가온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게 된 것이다. 


내 맘대로 인생이 살아질 것 같던 때가 있었고, 

그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지만....

이제야 고백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내 삶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임을 고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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