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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Apr 15. 2022

105 연약한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남자가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혔다. 

독기를 품은 수용소 장교는 포로들을 모아놓고서 "이 사람을 보아라. 탈옥의 대가가 무엇인지 오늘 똑똑히 보여주겠다"라고 소리쳤다. 그때 한 젊은이가 뚜벅뚜벅 장교 앞으로 걸어 나와 거만한 장교의 귀에 무언가를 말했다. 장교는 "그래? 자비를 꽤 좋아하는군. 너의 허황된 자비의 결과를 똑똑히 치르게 해 주마!"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젊은이를 즉결 처분으로 처형했다. 이 젊은이는 목사였다. 이 젊은 목사가 독일군 장교에게 다가가서 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나를 대신 죽여주시오. 저 사람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가족이 있소. 만일 저 사람이 여기에서 처참하게 죽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절망하고 슬퍼하겠소, 나는 다행히 결혼도 안 했고 친척도 없으니 저 사람이 죽을 때보다 슬퍼할 사람이 적소. 그러니 나를 대신 죽여주시오" 그의 죽음으로 인해 공포 속에서 살아가던 수용소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소망의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사형수를 대신해 죽은 목사의 모습 속에서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한다. 자신의 몸을 찢음으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우리가 소망의 빛 가운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신 예수님께 한없이 감사할 뿐이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일> 중에서 


오늘은 성금요일.

예수님이 새벽 6시에 본디오 빌라도에게 사형선고를 받고 오전 9시-오후 3시까지 십자가에 달리신 날이다.

낮 12시가 되니 온 땅에 어둠이 뒤덮이고 오후 3시에 예수께서 큰소리로 부르짖으셨다 

"내 하나님 내 하나님 어째서 나를 버리셨습니까?"라고 소리를 지르시고 숨지시니라(막 15:37) 

이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쪽으로 찢어진 것을 보고, 

예수를 마주 보고 서 있던 백부장이 "이분은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셨도다"라고 했다 (막 15:39)


십자가를 지고 힘들게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고

십자가에 못이 박히고 

이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보던 몇 사람들이 

"들어보자. 저 사람이 엘리야를 부른다" 

또 어떤 사람은 해면에 신 포도주를 듬뿍 적셔 막대기를 매달아 예수님께 마시게 하고 

"보시오 저가 엘리야를 부르고 있소"하며 조롱했다. (막 15:38)


이 장면을 보며(나의 짧은 소견으로) 예수님은 정말 희생양처럼 느껴졌다. 

(이미 구약에서 예수님은 죽으셔야 했고, 또 부활하여 다시 오시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리고 인간의 본성은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도 있다.

기득권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서민들은 자신들을 해방시켜줄 인물이라 생각해서

측근들은 자신의 안위와 이해관계를 위해서

각자 저마다의 모습으로 예수를 생각한 것 같다. 

지금의 시대와 너무도 똑같은....(물론 제자들은 사도행전에서 오순절 다락방 사건 이후에 증인이 되어 살아가지만...)

 

십 년 가깝게 정치와 역사에 관심을 두고 살았었다.

하루 종일 이 기사 저 기사 찾아보며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알고 깨닫고 하면서 너무 신났었지.

대권주자들에 대한 실망감, 고위직 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의 내로남불과 진흙탕 싸움을 보면서 요즘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신앙의 근원은 무엇인가를 엄청 고민했다. 

어릴 땐 목사님이 말씀해 주는 한국 교회의 역사, 긍정적인 면만 알았지만, 

조금만 들춰보고 찾아봐도 문제점은 상당히 많은데, 왜 그걸 몰랐을까 하며 회의를 느낀 적도 많다.  


요즘은 지식적 비판과 정치 역사탐구는 내 신변에 큰일이 없었을 때나 할 수 있는 지적인 활동 같단 생각이다. 

현재는 내 인생의 길에 뿌연 안개가 자욱하게 껴있고. 

맘이 답답하고, 뭐 기쁜 일이 거의 없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뉴스는 그냥 딴 세상 얘기로 한쪽에 두려고 맘먹었다. 

고구마 한 상자를 그냥 입에 넣은 것 같아서, 늘 듣고 보았던 채널들도 다 막아버렸다. 

그리고... 

오직 말씀과 기도로.... 살아간다고나 할까? ㅋㅋㅋㅋㅋ

브리핑과 짤과 클립만 보고 넘어가니... 어찌나 맘이 편한지. 

가끔 칼럼과 논평을 보며 욕만 몇 번 지껄이는 정도라고나 할까? 여하튼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간혹 

새벽예배를 드리고 권사님들과 함께 집으로 오는 길에 

(엄마가 정치 얘기하지 말라 했지만, 그래도 아는 건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는 이 절제 안 되는 습관^^)

정치 얘기가 나와서 

그걸 설명하느라 예배 때 받은 은혜를 다 까먹어버리는 일도 생기긴 하지만 

그래도 

감사와 긍정적인 생각으로 맘을 다독이니 살만 하다.

결국 나의 에너지를 쏟는 곳과 시선이 교회로 옮겨 온 것이고

그로 인해 은혜받으며 사는 것 같다.  




내가 요즘 좋아하는 말씀은 갈라디아서 2:20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이 말씀을 외우다 보니, 

요즘 나의 믿음 생활은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살아계시기 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희생양이신 예수님인데, 그분이 

바로 연약한 나를 위해, 

2천 년 전에 죽으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령으로 오셔서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기쁨도 주시고 감사도 주시고 나의 삶을 이끄심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아침이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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