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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Apr 14. 2022

104 함께 교회 갑시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그들이 여리고에서 떠나갈 때에 큰 무리가 예수를 따르더라     (마태복음 20:28-29)


1912년 4월 14일 자정을 앞둔 시간. 

대서양을 항해하던 대형 여객선 타이타닉이 거대한 빙산에 부딪혔습니다. 바닷물이 삽시간에 들어와 배는 침몰위기에 몰렸습니다. 불행히도 타이타닉에 비치된 구명정에는 승선 인원의 절반만 탈 수 있었습니다. 아이와 여성에게 구명정에 오를 우선권이 주어졌으나 몇몇 사람들은 이성을 잃고 앞다퉈 구명정에 타겠다고 나섰습니다. 당시 배에는 6살 된 딸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승선했던 존 하퍼 목사님이 있었는데 목사님은 딸의 보호자 자격으로 구명정에 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명정에 올라선 목사님의 귀에 구명정에 타지 못한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습니다. 이에 목사님은 구명정에 탈 기회를 양보하고 침몰해가던 배에 뛰어올라 사람들 사이를 다니며 외쳤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으세요!” 


목사님이 복음을 외치는 사이 타이타닉은 두 동강이 났고 목사님은 거대한 쇳덩이와 함께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았습니다. 


오늘 말씀에 기록된 대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대속물로 드리셨던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랐던 것입니다. 고난주간을 보내며 자신의 생명보다 우리의 생명을 더 귀히 여기셔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은혜를 마음에 새겨봅시다. 나아가 예수님이 가신 길을 따라가기로 다짐해봅시다.          


<감사 QT 365> 중에서



“언니~ 계란 싸러 교회 기도처 갈까요?”

“알았어, 자기 집 앞으로 갈게!”     


오후 8시, 부활주일에 나눠줄 계란을 싸기 위해 교회 식구와 만나기로 했다. 

우리 둘이 부활절 계란을 싸는 건 3년 만이다. 코로나로 예배가 중단되어 모일 수가 없게 되었는데 그 시간이 벌써 3년이 된 것이다. 구운 계란 3판을 싸면서 과거 북적북적 모였던 때가 그립다며 미소를 지었다.

10명 정도의 3040 성도가 있었는데, 3-4년 사이에 김포시로 안양시로 서초구로 성동구로 양천구로 이사를 갔고, 이제 이 동네에 남은 건 나와 3명뿐이다. 음...


올해 초 본의 아니게 흩어진 우리 교회 식구들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 작가님이 그랬다. 은혜받아서 그렇다고. (진짜?^^)

    

그동안 나는 제대로 완성된 글 한 번 써보겠다고... 

또 아빠를 천국 보낸 허전함 때문에... 

또 엄마를 돌본다고 이유로...

우리 교회 지역 식구들에게 연락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위로의 전화만 받았었었었다. 

그러던 내가 그분들에게 전화해서 교회를 가자고 조르니... 

그분들 입장에선 얘가 왜 이래..  낯설어하고 있다...          


“어... 알았어. 안 가려고 했는데... 준비해서 나갈게. 교회에서 봐~”     


2-3번 거절하던 지역 식구 언니는 저번 달부터 수요예배 나온다. 

또 한 달에 한 번 있는 파주의 기도원 예배도 내가 집까지 모시러 가니, 어쩔 수 없이 나온다... 신기해...

어젠 떡까지 싸들고 교회에 오셨는데, 얼마나 귀엽던지... 

김포에 사셔서 왕복 2-3시간이 걸리지만, 기쁜 맘으로 나와주시니 참 좋다. 다음 주도 오겠다고 약속 당연히 받았다. 헤헤 

     

“이렇게 차 갖고 집 앞까지 찾아오니, (한숨) 가야지...”     


병원 수간호사인 집사님이 어제 오프날이라는 말을 듣고, 수요예배 가자고 졸랐다. 

가는 길에 차가 좀 막혀서 예배에 늦기는 했지만, 가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서로 살아가는 얘기들과 삶의 어려운 점을 들을 수 있어서, 다시 3-4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이제 우리 교회 식구들이 모이는 곳은 동네가 아니라 여의도에 있는 우리 교회다.

      

“알았어. 늦더라도 끝나고 얼굴 보자. 자기가 열정적으로 나오라고 하니까, 나도 교회 가는 것이 힘이 나네?”

“열정보다는 나 혼자 교회 가면 심심하니까 보자고요. 교회에서 같이 말씀 들으면 좋잖아. 벚꽃도 보고. 차도 마시고 응?”     


이런 식으로, 

내가 부지런 떠는 것이 교회 가족들을 다시 성전 문을 밟도록 돕고 있는 것 같다.      

피아노 학원을 하시는 원장 집사님과는 오늘 파주의 기도원 예배에서 보기로 했다. 

예배 전에 차 한잔 마시고 얘기하자 약속했더니, 오늘도 바쁜 와중에 예배를 드리고 가셨다 

그래.. 이렇게 조르는 사람이 있어야. 어쩔 수 없이라도 나온다니까!! 



모르겠다. 

내가 왜 지금 이 시기에 이러고 있는지...

하지만 기쁘다.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도 보람된다.

      

딱히 타이타닉의 존 하퍼 목사님처럼 목숨을 건 희생은 하는 건 아니지만

나의 시간의 희생이... 

우리 지역 식구들에게 다시 믿음의 회복을 주는 것 같아서 

난 지금도 우리 교회 식구에게 문자를 넣고 있다. 


‘우리 금요예배 때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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