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팅달 Apr 18. 2022

106 오랜만에 작가님 소리를 들으니 좋다~~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 기록된 바 그가 흩어 가난한 자들에게 주었으니 그의 의가 영원토록 있느니라 함과 같으니라(고후 9:8-9)


"우리는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미국 동부 최고의 건축설계 회사인 팀하스의 사훈이다.

팀하스를 이끌고 있는 하형록 회장님은 32살에 시망이 제대로 뛰지 않는 심실빈맥증에 걸려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식받을 심장을 다섯 달 동안 기다리며 성경을 세 번 통독하는 가운데 그는 '이웃을 사랑하는 자가 진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하여 다섯 달 동안 기다리던 심장이식 수술을 마침내 받게 되었지만 옆 병실의 위독한 환자를 위해 심장을 양보했다. 그 환자는 수술을 받아 살아났고 하형록 회장님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자신도 위급하면서도 이웃을 사랑하고 희생하는 모습에 병원 전체가 감동을 받았고 기도의 물결이 일어났다. 심지어 하나님을 믿지 않는 그의 주치의 아이젠 박사도 "제발 이 사람을 살려주십시오"라고 평생 처음으로, 그것도 매일 기도했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은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하형록 회장님을 도우셔서 오늘까지 살게 하시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주의 종으로 크게 쓰고 계신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고 가진 것을 흩어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삶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명을 기쁨과 감사로 감당하기를 소원한다.


<감사 QT365> 중에서

2002년 나의 방송 다이어리를 보고 감격했다


요즘은 방송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난 백수다.

뭐 맨날 준비를 한다고는 하지만, 돈을 벌고 있지 않으니 백수 맞지...

얼마 전에, 과거 나의 기록들을 훑어보면서 아주 웃긴 글귀를 발견했다.


구성작가 만이 아닌 나의 길을 갈 것이다.

구성작가로 성공하기 위함이 아니라 일을 배워서 선을 행하기 위함이라


.... 이게 무슨 되지도 않는 다짐인가? 웃음이 나왔다.


20년 전에 나.... 엄청 순수하고 욕심이 없었다!

경쟁에서 동료를 짓밟고 올라갔어야지!

배신을 하더라도 그 프로그램을 따냈어야지!

잔인하게 후배들 쳐내고, 내 밥그릇 챙겼어야지!

아니~ 나도 그랬지... ㅋ

남들보다는 적게 했다는거지~ ㅋ

그래서 지금 딱히 방송일을 하지 않고 있나 보다.

친한 친구들은 아직도 각각의 방송국에 메인으로 일하고 있지만...

내가 이렇게 놀고먹는 건 이 초창기 글귀 때문이구만!

그러나 후회는 되지 않는다.

이 일이 뭐라고 목숨 걸며 남에게 피해 주며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가 말이다.

참 욕심 없고 배부른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되돌아보니 저 글귀대로 살아온 것 같기도 하다.  

아는 지인이 힘들게 콘서트나 행사를 하게 되면, 글귀가 좋진 않지만 대본을 써서 보내주곤 했다.  

예의상 교통비 정도의 사례를 주겠다고 한다면, 무보수로 하는 게 맘이 편했다.

사회적 기업의 경우엔 대형 행사로 수 백을 부르겠으나 그러지 않았다.

나에게만 있는 원천 기술도 아니고, 그냥 스킬일 뿐이니까.

 



두 달 전. 꽃교가 어릴 때 어린이 합창단으로 있었던 단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콘서트를 맡게 됐는데, 대본을 써줄 작가가 필요하다고.


"작가님~ 내가 이번에 교회 64주년 창립기념음악회 하는데, 좀 도와줘요."

"단장님. 그냥 꽃교엄마라고 부르셔요. 그리고 저 지금 놀아서 작가님 아닙니다."

"한 번 작가면 작가지. 작가님... 이번엔 진짜 같이 해봐요 응?"


고민이 됐다. 구성 작가 일을 안 한 지가 8년이나 됐고,

코로나 때문에 콘서트도 안 가봐서 트렌드를 전혀 모르는데.... 갑자기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하시니 당황스러웠다.


근데 내가 요즘 좀 홀리하잖아?

교회의 새벽예배를 비롯해서 날마다 성전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기 때문에...

또 마음 한 구석에는 과거 교회 60주년 콘서트를 펑크 낸 기억이 있어서...  

(당시에 교회 목사님 장로님 방송관계자들까지 다 만나서 수차례 회의까지 해놓고, 갑자기 드라마 제작사가 계약을 하자고 하니까 뒤도 안 돌아보고 그만뒀다. 결과적으로 깝죽대다가 이도 저도 다 놓치는 꼴이 됐지만...) 64주년은 왠지 책임감에 해야 할 것 같은 맘이 들었다.

물론 보수는 받지 않겠다고 했고, 내가 가진 스킬이 낡았긴 했겠지만 그래도 도움이 된다면야 기꺼이 돕겠다고 했다.


"왜 하필 64주년 이냔 말이죠? 65주년도 아니고 70주년도 아니고..."

"혹시 하나님이 정원이를 위해 준비한 음악회 아닐까?"


기도를 많이 하시는 김 작가님이 해준 말이다.

최근 혼자서 감당해야 할 짐이 너무도 무겁기 때문에...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믿음의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고, '작가'였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키게 하는 계기가 아니겠느냐고 하는데, 처음엔 웃으며 넘겼다.

근데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지난주, 오래간만에 진행 대본을 쓰는데 너무 재밌는 거라.

회의도 재밌고, 여러 제안들이 오는데 머릿속에서 마구마구 아이디어가 떠올라~

또 음악회의 곡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영이 맑아지는 기분이랄까?  

오~ 몸이 기억하는 일들...

지금이 나의 회복의 시간인가 싶다.

또 주변에서 자꾸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시니까 옛 기억이 나면서 황송하기도 하고.

지금은 목사님의 사모님이 된 내 서브작가도 우연히 길가다가 만나게 되면서 내 옛 추억도 듣게 되고,

이 모든 일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5월 5일에 있을 기념음악회는 사실 큰 공연은 아니다.

코로나 규제도 풀렸겠다~ 교회가 더 열심히 전도를 하고자 하는 다짐, 각오 같은 행사지만...

나의 평범한 글이 쓰임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

과거 같았으면, 귀찮게 한다고 벌써 때려치웠고 짜증도 많았겠지만.

요즘은 왜 이렇게 모든 게 다 감사하고 행복한지...


어머, 나 진짜 은혜받았나 봐....

20년 전 쓴 글처럼, 선을 행하기 위해 걸어왔던 그 길들이 후회되지 않고 감사함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05 연약한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