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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May 22. 2022

115 MBTI로 본 부부의 세계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에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창 2:23-24)


하나님이 하와를 창조하시고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셨다.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고 각각 따로 있게 하신 게 아니라 부부로 맺어주신 것이다. 따라서 부부라는 공동체를 이루게 하는 결혼은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다. 

보통 부부 관계에 갈등이 일어나는 주된 원인으로 성격 차이를 꼽는다. 그러나 사람의 생김새가 각기 다르듯 성격도 원래 차이가 있다. 부부가 온전한 하나 됨을 이루려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성격의 차이를 이유로 다투거나 성격의 우열을 가리려고 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용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설령 배우자가 실수하더라도 허다한 허물을 덮어주는 것이 사랑의 힘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예수님은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  


라고 말씀하셨다. 어젠 부부의 날이다.   

배우자가 자신에게 고마워할 줄 모른다고 불평하기보다 먼저 배우자에게 감사를 표현해보자.  

감사가 되돌아올 것이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어제 오랜만에 결혼식에 다녀왔다. 

오전엔 선배의 아들이,  오후엔 교회 식구의 딸이 결혼을 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 건 수가 많이 줄었었는데, 그동안 미뤘던 결혼들이 다시 늘어나면서... 하루에도 몇 건씩 겹치고 있다. 앞으로도 결혼식장 갈 일이 2-3번은 더 남았구만. 

부부가 된다는 것... 참 존귀한 일인데... 난 결혼하고 나서 오히려 정말 많이 싸웠다. 

 

우리 부부는 성격이 정반대다.

난 융통성 있게, 어색한 분위기보단 즐거운 분위기의 친교 자리를 원하지만 

남편은 신중하게 정돈된 분위기를 이끌며, 신속하게 결론을 내는 자리를 선호한다.

말도 논리 정연하게 하기 때문에, 바로 옮겨 적으면 완벽한 문장이 된다.  


이런 둘의 정반대 성격 때문에 연애 때 서로 끌렸나 보다.   

정말 멋진 오빠, 사랑스러운 여자 친구이었다.   

그런데....  

서로의 환상은 얼마 못 가서 깨졌다.   


왜 말을 안 해? 화났으면 대화로 풀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내가 실수를 했으면 뭘 잘못했는 지를 바로바로 말해주면 되잖아.  

섭섭한 게 있으면 나처럼 속상한 부분을 빨리 얘기해서 사과하고 정정하면 될 텐데... 말을 안 한다.  

그런데 남편의 대답이 더 황당했다.   

나보고 참 경솔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사람이 모든 일을 다 말로 한다면, 세상은 불행할 거라고.  

상대방에게 얘길 할 때는 머릿속에서 여러 번 거른 뒤에 정중하게 말해야 한다고...  

특히 부부는 존중해야 하는 사이라, 더더욱 그래야 한다는 거다!!


음...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잖아? 그래서 짜증이 더 난다. 내가 말로 하면 지니까... 그래 여보 잘났다!)

참 다르다... 

너무 다르다...


결혼 후 2년쯤인가?  

출연자 부부가 MBTI 책을 내서 섭외를 했는데, 둘이 맨날 싸우다가 MBTI 검사를 하고 나서는 안 싸운다고 했다. 그 질문지를 받아와서, 싫다는 남편을 부여잡고 문항을 체크해나갔다. (웃겨 사는 줄...)  

선택문항이 1번과 2번 두 개뿐이었는데. 내가 1번을 선택하면 남편은 2번을 선택했다. 장난하지 말라고, 솔직하게 대답하라고 했는데, 진짜로 50개 중에서 2개 문항 빼고는 다 달랐다.  

그날 밤 우리 부부는 많은 대화를 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원하는 행동을 해주지 않아 화가 났다고 했는데,  

남편은 전혀 그 행동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거다. 오히려 내가 상상치 못한 다른 생각을 한다는 걸 듣고는...    

오케이! 이해했다. 

내 착각이었구나... 우린 달라도 너무 다른데... 내가 많은 것을 바라고 원했구나....

 

그때부터 우리 부부는  

자신이 원하는 걸 강요하지 않기로! 그냥 그 사람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당신은 이렇게 생각을 하는구나? 그게 최선이었겠지?라고 인정해주기로 타협 봤다. 

그랬더니 엄청 자유로워졌다. 

오히려 다른 방향의 해결책이 나왔고,  싸움의 횟수가 줄었으며, 서로를 더 믿어주게 됐다.   


그리고, 작년인가?  

딸이 재미로 MBTI를 하자고 해서.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문항을 체크했는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둘의 성격이 좀 달라진 것!  

20년을 살다 보니, 어느새 서로의 장점을 나도 모르게 습득하게 된 것 같다.

남편의 신중함이 나에게, 나의 활달함이 남편에게 생긴 것이다.   

물론 아직 남편의 계획성엔 못 따라간다. 모든 계획은 그가~ 난 순발력으로 난관 극복하기!  

이래서 부부가 오래 살면, 닮아간다는 말이 맞나 보다. 

     



요즘 걱정이 되는 일이 있다.   

서로가 타협해서 10년 정도 같은 교회를 다녔으나.  

남편이 내년엔 다른 교회로 가겠다고 한 것이다. 한 번 한다고 하면 꼭 하는데... 그 엄포가 속상하다. 


난 우리 교회의 편안함이 좋다. 뛰며 찬양하고, 손뼉 치고 부르짖고 기도하는 자유함이 맘에 든다.   

반면 남편은 교회의 정숙함을 좋아한다. 조용하게 말씀을 들으며 묵상기도를 하는 것이 거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기도한다. (말로 해서는 도저히 못 이기니까.) 

남편이 지금처럼 나와 함께 이 교회에서 장로님이 될 수 있도록. 그 계획을 바꿔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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