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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Sep 16. 2022

185 일사각오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라 권하니 바울이 대답하되 여러분이 어찌하여 울어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 하니(사도행전 21:12-13)

 

주기철 목사님은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 반대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목사님은 신사참배를 하라는 일제의 요구를 수용하고 편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이에 반대했다. 이로 인해 여러차례 옥고를 치르고 잔혹한 고문까지 받았지만 결코 신앙을 굽히지 않았다. 목사님은 다음과 같은 마지막 설교를 하시고 1944년 48세의 나이로 순교하셨다. 


"그리스도의 사람은 살아도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죽어도 그리스도인답게 죽어야 합니다. 풀의 꽃과 같이 시들어 떨어지는 목숨을 아끼다가 지옥에 떨어지면 그 아니 두렵습니까? 한 번 죽음은 영원한 천국 복락, 그 아니 즐겁습니까? 나는 내 주님밖에 다른 신 앞에 무릎을 꿇고는 살 수 없습니다. 주님 따르는 죽음은 나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나에게는 일사각오( 一死覺悟)가 있을 뿐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사도바울은 아가보 선지자의 예언을 들은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한다고 말한다.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도 마다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라 바울을 비롯한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이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키며 복음을 전한 것이다. 예수님의 은혜를 받은 나는 얼마나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는가? 나는 어떤 각오로 복음 앞에 서 있는가?


<감사QT365> 중에서 



어제 막차가 끊길 무렵까지. 

목사님과 장로님과 행사 담당 사역자님과 함께 TFT팀이 전도대회에 대한 회의를 하게 됐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에도 지혜롭게, 직업 특성에 맞춤으로 해보자는 콘셉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작가들이란 워낙 이성적이고, 한쪽으로 편협하게 치우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기가 쉽지 않다. 

가지고 있는 믿음과 신앙심을 저버리는 경우가 많고 (나 같은 경우도 어디까지 타협해야 맞는가 고민이 많다)

아예 다른 종교로 건너가는 경우도 있으며, 

대부분은 무교라고 말하고 있다. 

또 우리처럼 타 종교를 대표하는 모임도 있는데 (유명 드라마 작가와 법*스님이 함께하는 수양회)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TFT 팀장 최선배는 유명가수를 섭외해서 디너쇼를 하고, 고급 식사를 주는 것까지는 

우리가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몫이지만,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결신을 하게 하는 그 시간만은 담대하게 정면 돌파하여... 주님께 맡기자고 했다.

음... 팀장님의 말씀이니까 따라야 하는데... 어쩌지..

누구를 초대할 것인가 매우 고민이 된다. 


어젯밤 비도 오고 시간도 늦어서 명작애 작가님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며 물어보니 

그녀 역시 고민이 된다고 했다. 

콘서트 보며 후배들과 편하게 밥 먹고 가라고, 낮에 친한 작가님과 회의하면서 겨우 설득을 해놨는데, 

과연 대놓고 '결신 하세요'라고 하면, 괜히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라고...

나 또한 친한 작가 중에 우리 교회 금요철야까지 데리고 와서 기도해줬던 친구가 있는데,

지금 성당을 열심히 다니는 걸 아는데 '결신 기도'를 하라고 한다면... 

괜히 어색한 사이가 될 것 같아서 망설여지고 있다. 


장소도 좋고, 콘셉트도 좋고, 프로그램의 구성도 너무 좋고, 출연진도 좋고, 밥도 최고급인데... 

공중의 권세 잡은 자가 굴림하는 방송의 세계에서 

복음이 비집고 들어가기란 

바늘구멍에 낙타가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기적 같은 일을 

지금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정면승부.

일사각오.

계속 담대하게 해 달라고, 무모하지 않게, 

복음을 전할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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