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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Sep 18. 2022

187 함께 성장하는 삶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도서 4:9-12)


레드우드는 세계에서 제일 큰 나무 중 하나다. 수천 년을 살아오면서 그 키가 100M 넘게 자란 나무도 있다.

뉴질랜드 레드우드 수목원. 쥐라기 공원의 촬영 장소

 레드우드의 거대한 크기 때문에 학자들은 그 뿌리가 아주 크고 길게 뻗어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사해보니 레드우드의 뿌리는 고작 2-3M에 불과했다. 다만 특이하게도 이웃한 나무의 뿌리와 촘촘하게 얽혀 있었다. 

레드우드는 그렇게 얽힌 뿌리들을 통해 거대한 몸통을 지탱하며 거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게 서로 붙들어주고 가뭄에 줄기가 마르지 않도록 서로 영양분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크고 높이 자라기 위해 자신의 뿌리를 키우는 대신 이웃의 뿌리와 결합하는 레드우드의 모습은 협력하는 삶의 유익을 깨닫게 한다.


흔히 인생은 끝없는 경쟁이라고 한다. 

상대방을 이겨야 내가 원하는 목적을 이루고 성공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혼자일 때보다 두 사람 이상이 함께할 때 위기도 더 잘 극복할 수 있다고 말씀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공동체를 주신 이유도 마찬가지다. 

신앙생활은 혼자 할 수 없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함께할 때 우리는 더 안전하고 더 높게 성장할 수 있다.


<감사 QT365> 중에서



지난 한 주간 새벽예배 차량 봉사를 했다.

권사님 세 분을 모시고 가기로 했고, 새벽 4시 5분까지 버스정류장 옆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러면 난 3시 40분에는 일어나야 한다.

왜? 권사님들이 3시 55분부터 나와계시기 때문에 늦으면 절대 안 된다.

계속 4시 안엔 태우러 갔었는데, 목요일에 그만... 

알람을 못 들어서 4시 7분에 어디냐고 문자를 받았다. 허걱....

정말 머리털이 바짝 섰다. 


세수할 시간이 어딨어.... 그냥 옷 갈아입고 모자를 쓴 뒤에 버스정류장 앞으로 갔는데,

권사님들이 새벽에 20분도 넘게 기다리셨으니, 다리가 아프시다며 차에 "끄응~"하고 올라타셨다. 

분위기가 어쩔티비~였다.

죄송하다고 땀을 닦으며 연신 사과를 했다. 또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이 말 저 말 뭔 말을 했는지도 기억도 안 난다. 

그런데 권사님들은 노인네들은 원래 잠이 없어서 일찍 나오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데려다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니, 젊은 집사님이 얼마나 졸리겠냐면서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 사 먹고 오라고 천 원을 내미셨다. 

병원에 계신 엄마와 고3 딸을 위해 중보 하겠다고 하시면서 등을 토닥여주셨다.


"수시 원서 쓴 대학 중에서 가장 좋은 대학에 붙을 거야, 걱정하지 말고 기도해" 


이것이 또 다른 봉사의 기쁨인가?

얘기를 엄마에게 했더니.  영상통화 내내 엄마는 엄지 척 손을 올려주셨다^^


"잘하고 있다 내 딸~"


그동안 엄마가 나한테 말하지는 않았지만, 늘 바랐던 모습이었다고 하셨다. 

봉사할 있을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봉사에도 때가 있다면서...




확실히 혼자 새벽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더 은혜가 있다.

혼자 가면 날 아는 사람이 없으니, 설교가 시작할 때쯤 들어갈 때가 많다. 

어떤 때는 잠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차량봉사를 하며 교회 식구들과 함께 다니니, 

책임감 때문에 더 일찍 일어나서 예배를 준비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말씀을 갈구하게 되는 듯하다. 

그래서 봉사가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교회가 점점 권사님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젊은 3040 집사들은 바쁘다고 봉사, 아니 교회도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낀세대인 50대만 죽어라 봉사하고, 힘드니까 불평은 많아지고

젊은 사람들은 참여해서 교회일을 배워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결국은 교회는 더 늙어간다.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 


나 역시 엄마가 아프시기 전에.... 예배드릴 시간이 어딨냐? 교회 갈 시간이 어딨냐? 

젊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 는 생각이 많았었지만, 

봉사를 해보니 내가 상상하지 못할 기쁨이 더 생기는 것을 체험한다. 


그 은혜를 3040과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같은 또래들이 많아야 으쌰 으쌰 하며 힘이 날 텐데....

그 기회 창출을 위해 진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것인데... (나의 게으름과 나약함이 방해가 되고 있지만...) 

앞으로 봉사자들과 함께 북적이며 함께 일하는 모습들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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