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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Nov 10. 2022

217 모든 일에 감사합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16-18)


2020년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님의 둘째 아들이 천국에 갔다. 미국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아들은 암 투병 중에 43세를 일기로 부인과 9살 된 아들을 남겨둔 채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이때 목사님은 장례예배에서 다음과 같은 10가지 감사를 드렸다. 


1. 아들이 그 지독한 암의 통증에서 해방되어 감사합니다. 

2. 영광의 나라 천국에 입성하여 감사합니다. 

3. 그동안 유머가 많았던 아들로 인해 누린 기쁨을 감사합니다

4. 단 한 번도 불평 없이 자랑만 하던 그의 아내와 애교덩어리 손자를 남겨주어 감사합니다

5. 어려서 게임을 좋아하더니 게임회사 변호사가 된 것을 감사합니다

6. 아들의 고통을 통해 예수님을 내어주신 하늘 아버지의 고통을 알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7. 아들의 암 투병을 통해 수많은 암 환자의 고통과 연대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8.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수많은 부모들의 고통과 연대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9. 아들의 치유를 위해 기도한 수많은 중보기도자들과 한 지체가 되어 감사합니다

10. 아들이 간 천국을 더 가까이 소망하게 되어 감사. 감사합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라는 말씀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든 우리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말씀이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리고 그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다면 우리는 범사에 감사할 수 있고 또 감사해야 할 것이다.


<감사QT365> 중에서



엄마가 쓰러지신 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 간다. 

그 동안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인지 그 시간이 눈깜짝 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다. 

어떻게 버티고 견뎠는지 놀랍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 같다. 


그러다 지난 주, 처음으로 엄마에게 나의 아픈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고, 쾡하고 얼굴 썩은 모습이라 엄마가 속상해 하실 것 같아 걱정했는데

엄마는 오히려 

절대 아프다고 약한 마음 먹으면 안된다! 

가족을 생각해서 강하고 담대해라! 

잠은 많이 자며 쉬되, 기도는 쉬면 안된다! 

돌아가신 원로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라! 라고 이런 저런 격려를 해주셨다. 

이 얘길 듣는데, 얼마나 감사한 지.... 

예전에 엄마가 항상 해주셨던 조언이었다. 비록 누워계시지만 예전 엄마 모습 그대로였다. 


"죽을 끓여줘야 하는데, 이러고 있으니 미안하다. 잘 먹어야 한다. 알았지?"

"엄마, 죽도 배달 되, 걱정 마셔!"


요즘 들어서 엄마가 말씀을 더 잘하신다. 

우리가 잘 다녔던 이비인후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 의사가 친절하니까 약을 잘 지어달라고 얘기를 하라는 둥, 가래에는 도라지청이 좋으니까 어느 골목에서 파는 2만8천원짜리(가격도 기억함) 그 도라지청 꼭 사서 먹으라는 둥, 배를 익혀서 꿀과 함께 따뜻한 물과 먹으면 기침이 잦아든다는 둥, 많은 조언들을 해주시는데....

그 말을 들으면서 웃음이 났다. 


"엄마. 이제 병원생활 접고 빨리 집오시면 되것어. 도라지청 가격을 어떻게 기억해? 엄마 주려고 이미 내가 사놨지."

"샀어? 그럼 너 먼저 먹어! 엄마는 괜찮아."


아프실 때는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고 하셨던 엄마였다.  

하지만 회복 사이클로 전환이 되면서부터 병원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가면서 

엄마가 걷기만 하면 교회에 따라올 사람이 스무 명은 넘는다며 나에게 잘 기억해두라고 얘기하신다.


"아프니까. 엄마한테 기도도 받고 좋구만."

"아프지 마라. 몸 관리하는 것도 다 주님의 일이다." 


엄마의 육신의 고통이 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주님의 크신 계획과 삶의 진리를 알게 된 것이 감사하다. 

엄마가 아직은 몸을 쓰실 수 없지만, 말씀도 잘하시고 식사도 하실 수 있으니 감사하고

엄마의 치유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수많은 중보기도자들을 만나게 해주심이 감사하다.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너그러움이 많아진 것도 감사하고

엄마가 교제했던 많은 교회식구들을 이젠 내가 만나서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하고 

내 달란트를 통해 누군가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는 지도 알게 되어 감사하다. 

추수감사특별새벽기도회라서 감사를 놓고 기도하는데...  

나도 모르게 하나하나 이런 입술의 고백이 터져나오니, 너무 감사해서 눈물도 흘러나왔다. 

그리고 내가 우리 교회를 다니는 것, 그 성전에 앉아 있는 그 자체가 참 감사했다. 

그냥 다 감사~ 

그저그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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