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요양병원에 안보내고,
집에서 모시기로 결심하고 나니
또다시 간병비와 병원비, 생활비가 걱정이 되어
결국 엄마의 마지막 재산인 아파트를 처분했다.
엄마의 살림살이와 짐들을 정리해야 하니
그 기간 동안 엄마를 돌볼 곳이 필요했는데...(물론 나의 집에 모실 수도 있지만,
그 복잡한 일을 처리하면서 엄마한테까지 신경을 쓰기란 힘들 것이 뻔했음)
원래 계셨던 요양병원에 다시 가자고 말씀을 드렸다.
딱 한 달만... 가 계시면, 작은 집을 얻어서 엄마를 모시겠다고...!!
엄마에게 요양병원에 가 있자고는 했지만,
이번에도 간병인이 문제였다.
엄마는 1인 간병인이어야 한다고 할 텐데...
그렇다고 지금 계시는 정여사님은 한 두 달 쉬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니... 난감했다.
사실 정여사님은 요양원에서 5년 동안 요양보호사들의 팀장으로 계셨었다.
우리 교회의 고 구역장님의 태신자였던 정여사님은(태신자: 마음속에 품고 전도하려고 기도 중인 사람)
몸이 좋지 않아 사직서를 내고 쉬고 있던 타이밍이었고.
때마침 우리 모녀를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정여사님의 지극정성으로 엄마에게 큰 회복이 있었으니...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다~~~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가
2년 10개월간 돌봐주셨던 중국인 여사님이랑 의사소통이 잘 안 되어서 힘들었다고 거드셨다.
고민됐다.
요양원을 갈 것인가 요양병원을 갈 것인가...
그런데...
나의 고민을 확 덜어주는 얘기를 여사님이 꺼내셨다.
엥?
말도 안 돼!
그렇게 저렴하다고?
생전 처음 듣는 얘기야~~~
대박~~~~~
실제로 여사님이 추천해준
집 근처의 교통 좋고
시설 좋은
서울특별시와 연계된 요양원을 알게 됐고
엄마를 그곳에서 한 달간 모시게 됐다.
나 : 기저귀 같은 개인소모품비는 따로 지불해야 하나요?
-> 복지사 : 아니요. 전부 포함된 가격입니다.
나: 한 달 비용이 이 금액이 맞아요?
-> 복지사 : 어머님께서 장기요양등급 1등급이고,
시설요양등급 12% 적용되기때문에
본인부담금 303,260원
식사는 1일 3식 매 3,300원이고
간식은 1일 2회 매 1,000원입니다
총 660,260원이시네요.
나: 혹시나 감기 걸려서 아프시면요?
-> 복지사: 각 층마다 간호사님들이 있고,
요양원과 계약된 가정의원이 있어요.
월 2회 방문하십니다.
계약의사 진료비는 약값은 따로
지불하셔야 해요.
이것이 실화냐?
비용이 이렇게 확 줄 수 있다니.. 놀라웠다.
엄마는 비용면에서 요양병원보다는 한 달이니까!!
요양원에서 충분히 생활하실 수 있다고 말씀하셨고
엄마와 충분히 대화를 한 뒤
요양원으로 엄마를 모시고 가게 됐다.
거의 매일 요양원에 면회예약을 해서 갔다.
요양원은 생활시설이기 때문에 일상복을 입고 생활하고 계셨고
3-4명의 요양보호사들이 낮에는 친절하게 살펴주신다고 했다.
다만 저녁이 문제인데... 한 층에 두 명이 30여 명의 노인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엄마가 벨을 눌러도 잘 와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털어놓으셨다.
엄마는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셨다.
요양보호사들이 와서 얘기를 걸어주면 많은 말을 해야 한다고 했다.
힘들어도 질문을 하니까 대답도 하고,
엄마의 상태가 괜찮은지 아닌지를 표현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래도.
엄마는 괜찮다고 하셨다.
그렇게
두 주를...
엄마는 요양원에서
나는 이사를 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