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엄마가 새로운 집에 오신 지 100일이 다 되어간다.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한 건 매우 잘한 선택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나의 꿈은
예전처럼 건강해진 엄마를 집에 모시고 오는 것이었지만,
온전하지 못한 모습이라도,
그 꿈을 이루고 나니...
더는 바랄 게 없다.
그냥 이 시간이 언제까지일지 모르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엄마의 상태는 나날이 안 좋아지고 계신다.
목소리도 작아지고, 앉아있는 시간도 줄고,
어쩔 때는 과거의 얘기를 너무 오래 하셔서... 응대할 수 없는 때도 있다.
그래도...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웃으면서 같이 먹고 마실 수 있는 이 시간이 행복할 뿐이다.
지금 엄마가 가장 힘드신 건 배변이다.
요양원에서 오실 때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못 알아들었는데...
(몸도 맘도 많이 지치셨던 거지)
엄마의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오로지 식사에만 신경을 썼다.
너무 고영양의 식단이 문제였을까?
배출이 문제인데...
좌약을 넣어도....
대장 직장이 움직이지 않으니 항문도 열리지 않았던 것.
대부분의 재가요양을 하시는 어르신들이
이 배변문제로 응급실을 가신다는 말은 들었는데...
우리도 그럴 판이었다.
하는 수 없이 요양보호사 여사님이 손가락으로 응가를 파 내기도 하고,
인위적으로 샤워기를 사용해서 인간 비데처럼 물총을 쏘면서 항문이 열리길 기다리기도 했다.
그렇게 겨우겨우 4-5일에 한 번씩
배변을 누게 해 드렸는데...
할렐루야~
어제 드디어!
엄마 스스로 응가를 하시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거!!
마그밀 복용, 둘코락스 좌약으로도 소용없었는데....
이 일이 가능한 건...
마그네슘 복용이었다.
마그네슘이 이리 좋은 건 줄 몰랐다~
엄마를 위해 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에서 구입을 했다.
이동 변기.
그리고 엄마는 이동 변기를 이용해서 소원을 이루셨다.
환자용 침대가 아닌
화장실로 가서 볼 일을 보시는 것 말이다.
(계속 똥 이야기라서... 읽는 분들에게 죄송하지만... 이게 현실이니까요. ㅜㅜ)
내 발로 걸어가서,
스스로 배변을 하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아픈 환자를 둔 가족은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일 겁니다.
여하튼,
엄마에게 하루에 세 번
질 좋은 마그네슘을 드시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을 알게 되었으니!
계속해서 잘 챙겨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