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를 위해 어떤 이벤트를 열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
새 집으로 오셨지만, 그동안 몸을 회복하기 위해 시간이 좀 걸렸다.
매일 유튜브로 고인이 되신 원로목사님의 말씀과
우리 교회의 실시간 예배만 들으셨는데 이젠 좀 취미도 만드실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한 달 전에 엄마와 함께 아파트 산책로에 도전했다. 아직은 좀 힘든 것 같긴 함.
기운이 많이 없으셔서. 휠체어에 오랜 시간 앉아있기를 힘들어하셨기 때문이다.
아주 짧은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근육을 좀 만든 뒤에 나오자고, 다시 도전해 보자고 했다.
지난주 그 징그럽던 수많은 러브버그....
아파트 유리창은 물론이고, 여기저기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 벌레들이
집 안으로까지 막 들어와서 날아다녔다.
집안으로 들어온 러브버그를 전기파리채로 잡으려다가
엄마한테 나 어릴 때 엄마가 그랬었지 않냐고 얘기를 했더니, 엄마가 막 웃으셨다.
울 엄마는 일명 파리킬러.
파리채가 필요 없었다.
날아다니는 파리를 한 손으로 확 낚아채서 잡으셨기 때문이다.
진짜 신기했다.
노하우는 파리가 날아갈 방향을 미리 감지해서, 반대편에서 재빨리 낚아채면 된다 하시는데...
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으하하하.
엄마의 위트에 크게 함께 웃었다.
여사님의 친구분이 방문을 하셨다.
무료한 엄마의 삶에 이벤트를 만들어주고 싶으셨던 여사님은
친구 중에 요양원에서 미술 수업을 하시는 친구에게 한 번 와달라고 하신 것!
엄마가 한 손 밖에 쓰실 수 없지만,
옆에서 선생님이 잘 도와주셔서...
예쁜 부채를 완성하셨습니다
짝짝 짝짝!
으하하하. 엄마가 기분이 좋으셨다.
엄마가 힘들게 만든 부채를 나에게 부쳐주셨다.
얼른 핸드폰 앨범에서 엄마가 그렸던 그림사진을 보여드렸다.
내가 잘 저장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엄마는 엄청 뿌듯해하셨다.
엄마와 지금의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에게 대해 알지 못했던 부분을 하나둘씩 알아가게 된다.
엄마가 뭘 좋아하셨는지,
엄마가 제일 하고 싶었는지,
엄마의 꿈은 뭐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마음으로 사셨는지...
가끔씩 질문을 하면...
쑥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으시면서...
더듬더듬 얘기를 해주신다.
우리 엄마 너무 귀여우셩~^^
내가 노력해서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엄마의 희생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이 귀한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