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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Dec 08. 2021

008 자만하지 말라는 엄마의 조언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딤전 1:12)


디모데전서는 사도 바울이 인생의 말년에 기록한 서신이다. 

1장을 보면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회심한 이후 20년 이상을 사역 해왔지만, 

처음 신앙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바울은 죄인 중에 괴수였던 자신을 불러주신 주님이 사도로 택하셔서 지금까지 인도해주신 일들을 되짚어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벅차오르는 감사와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바울은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돌린다.


주님께 받은 은혜를 기억하는 것, 이것이 감사를 간직하는 방법이다. 

감사가 줄어드는 것은 은혜를 잊었기 때문이다. 

나 같은 죄인을 구원해주신 은혜!

죄의 길에서 벗어나 생명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나의 발걸음을 인도해주신 은혜!

그 은혜들을 하나하나 기억해보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엄마가 일반 병동을 옮기게 되니. 요양병원의 면회 날짜도 바뀌었다.

그래.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이젠 모든 게 새롭게 변해야지...

이모를 모시고 엄마를 뵙고 왔다. 

이모는 3주만 엄마를 보게 된 반가움과 월요일에 VRE가 해제된 것을 축하해 주셨다. 


"역시 언니는 강해! 젊을 때부터 그랬잖아."

"고마워 동생, 얼굴 보니까 좋네"


다른 때와 달리 엄마는 좀 피곤해 보였다. 재활운동을 마치자마자 나오셨기 때문이다.

침대 채 면회에 나왔던 엄마가 이젠 휠체어로 나오시니 좋기는 했지만...

목을 왼쪽으로 돌리는 운동을 많이 해서 머리가 자꾸 뒤로 넘어갔다.


엄마의 몸은 아직은 매우 불안전한 상태고, 엄마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많다.  

엄마의 약한 모습을 보는 것은 익숙해질 만도 한데, 보고 있으면 참 마음이 들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무실라나?

그런데 아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를 지으면서 잘 도착했냐고 물으셨다. 

운전 조심하라고. 천천히 차분히 기도하면서 다니라는 인사까지 하면서... 

엄마가 또 이렇게 나오시면, 아까의 무거운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기분이 업이 된다. 


"나한테 운전 조심하라고 말해 주는 사람은... 엄마뿐이야. 고마워."

"원래 엄마는 그런 거다. 나도 내 엄마가 보고 싶어. 늘 그리웠었어."


나이 많은 엄마였기 때문에, 나한테는 약한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으셨다.

그랬구나. 엄마도 외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었구나. 


이모와 집에 오면서 엄마의 젊은 시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엄마가 공장장으로 있으면서 수출 실적을 많이 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우리 엄마는 진짜 대단한 사람이니까. 건강도 회복되실 거라고 말했다. 


"자만하지 마!"

"갑자기? "

"감사만 해. 난 대단하지 않았어, 다 하나님이 하신 거야"
"알지. 엄마의 신앙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지."

"항상 남보다 낮춰. 성령님께 도와달라고 부탁해. 분초마다 지켜달라고 기도해. 난 아무것도 아닙니다. "


주옥같은 여러 말씀을 하셨는데 아까비....

적어둘 걸.... 기억이 안 나네. 

옆에 있던 여사님이 물으셨다. 어머니가 왜 갑자기 기도를 하냐고.


"저한테 자만하지 말고 살라고 말씀하시네요. 전 자랑할 것도 없는데 뜬금없이..."


여사님이 어머님의 얼굴을 닦아주시면서 엄마에게 물으셨다.


"권사님, 딸이 그랬어?"

"나를 낮추고 성령님의 도움을 구하면서 살으라고. 매일매일 기도하라고."

"권사님은 맨날 기도 하시잖소. 어떤 기도를 하오?"

"감사 기도. 하나님의 은혜... 오늘도 지켜주시는 성령님 고맙습니다."



아프시기 전에도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셨지만

누워계시는 시간이 많아지니, 요즘은 더 감사가 늘어난 것 같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감사로 이겨내실까...

그래도 이 "감사"때문에 마음을 지키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면서

오늘의 회복되시는 엄마를 본다. 


감사. 감사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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