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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Dec 09. 2021

009 오늘의 감사가 고난을 이긴다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한 이 명령은 네게 어려운 것도 아니요 먼 것도 아니라(신 30:11)


헬렌 켈러는 <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에서 말했다.


"세상은 고난으로 가득하지만. 고난의 극복으로도 가득하다" 


그녀는 어린 시절 고열로 청각과 시각을 잃었음에도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사업가로, 여성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며 

소외되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웃을 섬기며 살았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많은 장애인에게 희망과 도전정신을 심어주었다


사람은 늘 부족함을 느낀다. 

가진 것에 만족하기보다 결핍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우기 위해 자신의 미래에 투자한다.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염려. 걱정에 걸려 쉽게 넘어진다.


반면 헬렌 켈러와 그녀를 도운 설리번 선생은 현재에 집중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그리고 이룬 것에 감사한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니 불안도 염려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고난이 가득하다. 

그러나 고난의 극복도 가능하다. 

미래에 불안과 염려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주신 것에 , 이룬 것에 감사하자. 

헬렌 켈러처럼 오늘 주신 것 이룬 것에 감사하자. 

감사할 때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엄마, 헬렌 켈러란 사람. 아시지?"

"대단한 사람이야"


설교 때 듣는 헬렌 켈러의 일화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들리지 않고 보지 못하는데, 

어떻게 글을 읽고 말할 수 있었을까?

주변의 관심과 기도, 사랑이 

그녀를 좌절하지 않고 환경을 극복하게 만들었다고 난 생각한다.


 8월은 엄마에게 참 힘든 달이었다.

코로나 4단계 방역 때문에 

그나마 일주일에 8분 보던 면회도 금지가 됐고,

요양병원에 코로나 환자들이 생겨서 

짧게 했던 재활치료도 중단이 됐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병실에 갇혀계셨다. 


몸은 몸대로 안 좋아지고,  정신적인 외로움도 점점 커져갔다.

엄마가 한마디로 너무 불쌍했다.

코로나 시대에 병에 걸리면 이렇게 서러운 것인가... 


엄마가 섬기는 교회의 홈페이지에 담임목사님의 기도를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워낙 교회가 크다 보니 답변글이 달리는 데는 일주일이 걸렸다. 

기도해 주시겠노라고. 

얼마나 기뻤던지... 엄마에게 그 소식을 알렸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전화가 올 거라고.


"엄마는 외롭지 않아! 견디고 버텨서... 이 병을 이겨내야 해!"

"아멘"



그 이후, 엄마의 교구 담당 전도사님과 대교구장님이 전화를 해주셨다. 


"권사님 위해서. 다들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운 내세요! 하나님이 함께 하십니다"


목사님의 위로의 말씀 한마디가 엄마에겐 희망의 싹이 되셨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아멘"만 하셨던 엄마가 

단어들을 붙여서 짧은 문장을 말씀하기 시작했다.

 

"여사님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믿습니다". "할 수 있다. 해보자" 등등...


그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의 코호트가 해제되고 나서 

운동을 시켜주는 치료사들의 이름, 병실 간호사의 이름. 담당의사의 이름을 물어보고

한 명씩 한 명씩 외우려고 노력하셨다.

나와 통화를 할 때, 이름을 줄줄 나열하시는데 신기하더라.

여사님께 그 성함들이 맞냐고 여쭤보니. 맞단다.

엄마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교구장 성영목 목사님께서 그 뒤로도 네다섯 번의 전화를 주셨다고 한다. 

목사님도 신기하셨나 보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와 두 번째 세 번째 전화했을 때 엄마의 반응하는 달라지니까.


"목사님의 전화를 받은 뒤부터 달라지기 시작하셨었어요! 목사님 감사합니다"


의례 했던 감사가 아닌 진짜 감사였다. 

모두가 기도한다는 그 말이...

엄마의 쇠약해진 몸과 정신을 일깨운 듯했다.


11월 어느 날, 엄마가 갑자기 초콜릿 얘기를 꺼내셨다.

 

"치료해주는 오선생이... 초콜릿 받아봤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받아봤다고 했지. 

초콜릿 과자를 받아봤녜? 그건 모른다고 했다"

 

초콜릿 과자? 무슨 말이지? 아..... 내일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구나.

난 엄마와 전화를 끊고 마트에 가서 빼빼로를 사다가 포장을 해서 가져다 드렸다.



빼빼로 데이...

엄마는 그야말로 인기스타가 되셨다.

병원 원장님이 고맙다는 말을 전해오셨다.


"요양병원 하면서, 어르신이 직접 주시는 선물은 처음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권사님"


연이어 담당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물리치료사들. 

그리고 같은 방에 계시는 간병인 여사님들까지...

모두 엄마에게 고맙다고 했단다. 


엄마의 입이 좋아서... 귀에 걸리셨다. 그렇게 환하게 웃는 엄마의 모습은 처음 봤다. 

한마디로 신났다. 어린아이처럼.ㅋㅋ


"엄마. 스타 되셨네?"

"권사님 고맙대. 딸 잘 뒀다고 칭찬받았다."

"다 엄마한테 배운 거지."

"고맙다. 딸!"


병원 안에서 엄마가 저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이런 게 정말 기쁨이구나. 감사구나를 느끼게 됐다.

 



사람에겐 관심이 중요하다.

항상 널 응원한다.

늘 지켜보고 있다.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는 말...

이 말이 얼마나 중요한 표현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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