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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Dec 12. 2021

012 성만찬의 의미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2:20)


의료선교사인 폴 브랜드와 기독교 작가 필립 얀시가 함께 쓴

 <그분의 형상을 따라>에 보면 성만찬의 의미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주일마다 점잖은 옷을 갖춰 입고 교회로 달려가서. 

수업을 듣는 고등학생들처럼 불편한 의자에 줄지어 앉아, 

일주일 내내 궛전을 때리던 것과는 전혀 다른 노래를 부르는 까닭은 무엇인가?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이 알아주시고, 

그 분께 용서받고 치유받고 사랑받고 싶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성만찬은 이런 인간의 갈망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스도는 포도주와 빵으로 용서와 치유의 징표로 주셨다. 

이러한 상징들은 크리스천의 내면에 서서히 변화를 일으킨다. 

물질적으로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자양분이 되어. 

그 메시지를 온몸에 있는 세포 하나하나에 두루 전달한다"


성만찬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의미의 빵과 포도주가 아니다. 

이 빵과 포도주는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보여준다. 

성만찬의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실 때, 우리는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님이 내 안에. 내가 주님 안에. 있음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것!

우리가 늘 감사함으로 성만찬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내가 다니는 교회는 성찬을 매달 첫째 주에 진행하고 있다. 

성찬을 마시는 주가 되면 다른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오는데,

나처럼 다른 분들도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으면 

이번 한 주는 조금 더 정화 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가 아닐까... 

 

코로나 시대에 우리 교회는 성찬을 휴대 용기에 담아 나눠주고 있다. 집에 가서 기도하고 먹으라고.

괜히 이 성찬을 드시면, 엄마가 빨리 나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엄마의 몫을 받아오지만

엄마는 드시지 못한다. 

지난 3월엔  연하검사(삼킴)에서 2단계를 통과했기 때문에, 한 번 시도를 해봤다. 

그러나 성찬포도주가 식도가 아닌 기도로 호로록 넘어가버렸고, 의사에게 경고를 받았다. 

폐렴이 생길 수 있으니까 절대 드리면 안된다고...

그러게... 믿음과 기적, 의료적 치료 사이에서 정답은 나와 있지만. 

어쩔 땐 이성적이지 못할 때가 있긴 하다. 믿음의 기적을 간절히 바라니까.... 



나는 재수생일 때 교회에서 침례를 받았다. 

제대로 믿음 생활을 시작한 것은 대학교 1학년 겨울 정도 같다.

대학 들어가자마자는 성인으로서 자유가 허락되니

동기들과 술을 퍼부어 마시고, 학생회 선배들과 시위에도 참가하고, 클럽에도 놀러다니면서 

젊음이 이런거구나를 즐겼었다.

다 큰 처녀가 대학교 정문 앞에 대자로 뻗어서 자고 있는 걸, 엄마 아빠가 데리러 오신 적도 있었고

추잡한 실수도 참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교회랑 담 쌓는 짓거리를 참 많이 했건만 

그럼에도 엄마가 가져다 주시는 성찬은 마셨던 것 같다.

엄마는 딸이 믿음안에서 교회생활를 잘 하길 바라셨을테니까 

내 몫의 성찬을 가져다 주셨겠지?


그 기도응답은 어느 순간 이뤄졌다.

술도 맛이 없고, 학생회도 재미가 없고, 클럽 갈 돈도 똑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대학 안의 기독교 동아리로 발검음이 옮겨진 것이다. 

건전한 대학캠퍼스 낭만이 시작됐다. 

풀밭에 둘러앉아서 박수치면서 기타소리에 맞춰 찬양을 부르고, 

패션도 숏팬츠에 미니스커트만 입던 내가 뿔테안경에 롱스커트.

방학마다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해외선교를 다녀오고...

교환학생을 포기하고, 학교대표 기독동아리 리더가 되어서 CCM전도콘서트도 열고...

대학을 졸업하고는 후배들을 양육하겠다며 간사도 되고...

그야말로 엄마가 소원했던 교회언니가 된 것이다.


물론 그 생활이 방송작가란 직업을 갖게 되면서 많이 깨지긴 했지만...

대학때 배웠던 신앙의 기초가 삶에 자리를 잡게 됐고,

엄마가 강조하셨던 성찬식에 대해서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



12월 1일에 3차 연하검사를 했는데, 1단계밖에 통과를 하지 못하셨다. 

뭔가를 입으로 드시는 것이 언제가 될 지 모르겠다.

엄마가 귀하게 생각하는 성찬을 드실 수 없는 것이 마음 아프다. 

그러나 지금처럼 감사의 생활을 하면서 컨디션이 계속 회복된다면, 

엄마는 꼭 몸이 회복되고, 성찬식도 하실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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