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습관 만들기

day-8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

by 나무늘보

근래 인간은 원래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사건이 있었다.

자동차 사고 하나로 온통 정신이 어지러웠다.

사건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의도치 않게 뒤에 있는 배달오토바이와 부딪혔다. 부딪혔다고 하기에도 흔적도 없어 민망하지만 상대 쪽에서 그렇다고 했다. 증거는 아무것도 구할 수 없었고, 결론은 상대측의 주장만으로 보험처리 중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남의 억울함과 손해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 본인만 관심이 있을 뿐.

나도 그랬으니까. 나도 억울하단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으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으니까. 이제야, 직접 당해봐야 깨달아지는 어리숙함이었다.

세상엔 그렇게 본인이 당한 억울함과 고통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자 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혼자 시위하고 별의별 짓을 해도 사람들의 무관심과 싸워 이기기가 힘이 든다.

이제서야 그 사람들이 어떤 대가보다도 진실을 밝히는 것에 진심이었음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나에게 어떤 보상이 주어지지도 않고, 결말을 확신할 수 없음에도 진실을 마주하려는 그 마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겠기에. 나의 노력이 조금이나마 엎어진 결과를 바꿀 수 있을 거라는 그 마음.

그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 사건을 겪다 보니 내 힘으로 해결이 안 될 때 느껴지는 허망함과 무력함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허망함과 무력함이 느껴지는 순간엔 내가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인가.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여 인정하고 맘 편히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까, 지칠 때까지 뭐라도 해보고 시도해 보는 게 좋을까.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달렸을 뿐이다. 결국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되니까.

어떤 선택이든 최고는 없을 것이다. 최선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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