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습관 만들기
day-24 매운맛 좀 볼래
뜬금없이 매운 게 당기는 날이 있다. 매운 것을 잘 먹지도 못하면서 매운 게 먹고픈 날.
맵찔이인 내가 매워는 하면서도 그나마 먹는 것까지는 가능한 음식은 불닭볶음면.
이전에 매운 게 먹고 싶어 호기롭게 불냉면을 시켰다가 몇 젓가락 못 먹은, 아니 거의 안 먹었다고 하는 게 맞는 그런 전적이 있기에 적당한 맵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했다.
매운 것을 못 먹지만 좋아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맵기라는 게 정해진다. 이 정도는 살짝 아쉽고, 이 정도는 나한테 너무 무리인 맵기인 것 같은 그런 느낌.
평소에도 심심하고 담백한 것보단 매콤하고 칼칼한 쪽이 더 나은 그런 취향이다.
불닭볶음면도 사실 잘 먹지도 못하는데 시도는 줄곧 한다. 먹으면서 500ml 물을 두 병 정도 마신 듯하다. 다 먹어 갈 때쯤은 물배가 차서 배가 너무 부른 지경에까지 이른다.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왜 매운 것을 먹고 싶어 할까.
흔히 매운 것을 먹으면 엔도르핀이 나와 스트레스가 풀리게끔 해준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맞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축적되는 피곤,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매운 게 먹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매운 것을 먹으면 그 순간만큼은 다 잊고 매운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만 넘기면 해소되는 느낌까지 든다.
위나 장에게는 미안하지만 스트레스받는 뇌를 위해서 한 번씩 시도해야 될 때가 있다.
그치만 불닭볶음면이 아무리 매워봤자 인생의 매운맛에 비할까. 매울 땐 정말 몸서리치게 매운 게 인생인데. 돈이 맵고, 인간관계가 맵고, 사회생활이 매운 법이다.
스트레스를 유익한 것으로 풀어내면 더 좋으련만. 어쩔 수 없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인걸.
그렇다 하더라도, 안 그래도 매운데 매운 걸로 풀려해서 열만 올리기보단, 이젠 매운맛을 봤으니 식히는 쪽으로 달래야 할 순간이 아닌가 싶다. 시원한 물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불닭볶음면#매운맛#스트레스#맵찔이
#위나 장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