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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습관 만들기
day-26 선이 악을 이길 수 있다면
by
나무늘보
Jun 23. 2023
우연히 유튜브 기사를 하나 보았다.
어떤 한 손님이 다급하게 택시를 잡아 타고 인천에서 천안까지 갔으나 약 13만 원가량의 택시비를 내지 않고 기사를 따돌려 도망간 소식이다. 팩트로만 보면 그렇다.
사실만 놓고 봐도 승객이 백번 잘못한 일이다.
그런데도 여기서 내막을 더 알게 되면 너무나 참담하고 화가 나 어쩔 도리가 없게 만든다.
손님이 다급한 척 연기를 했던 것이고, 다급한 이유는 할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이고, 그 할머니는 부모가 없는 승객에게 부모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어쩜 저렇게 어쩔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연을 골라 조합할 수 있었을까.
속이려고 작정했으니 빈틈없는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밖에.
그 사연을 들은 기사는 승객을 진정시키며 다독여주기까지 한다. 그러나 돌아온 건 배신감이었다.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정말 마음이 불편하고 갑갑해진다. 사람이 얼마나 악하면 측은지심을 이용할 수 있는 걸까.
내가 잘못한 게 아닌, 그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행동해서 벌어진 일이라 해도 내가 깨어있어 그것을 구별하고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은 나의 부족함으로 받아들여지는 이 상황.
물론, 아무도 그 기사를 탓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돌고 돌아 결국은 나에게서 문제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게 정말 최악인 점인 것이다.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친다는 건 한 사람의 인생, 마음, 가치관을 송두리 째 흔드는 일이다.
이런 기사를 접하면 접할수록 여러 질문이 내 머릿속을 스쳐
가며
혼란스러워 진다.
이런 사회 속에서 사는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저 아무도 안 믿는 게 답일까. 무엇이든지 의심하고, 틈을 보이지 않아야 하는 것일까. 또 그렇게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에 그저 한탄과 탄식만 흘러나올 뿐이다.
부디 그럼에도 선이 악을 이기길, 그 끝은 악은 결국 악일 뿐이길 바래본다.
#믿음#선의#성선설과 성악설# 꼭 잡아내 길
https://youtu.be/6GDSCxf4B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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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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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
서른이 되도록 아직까지 방황하며 내 적성에 대해 고민하는 프로 방황러. 생각도 글쓰기도 매우 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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