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습관 만들기
day-28 다이어트가 지옥인 이유
세상엔 어렵고 스트레스받게 하는 무수한 것들이 존재한다. 그것들의 순위를 굳이 매긴다면 다이어트가 높은 순위권에 들지 싶다.
십 년 전만 해도 말랐단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체질이 변하기도 하는지 살이 안 찌는 것만 같던 체형도 나잇살을 무시할 순 없었다.
특히나 나이가 먹어 갈수록 이전의 다이어트 방법이 먹히지가 않았다. 예전에는 잠깐 동안 식사만 줄이거나 굶어도 빠지던 살이 이제는 자기 존재가 강해졌다고 해야 하나.
더구나 나이가 들수록 다이어트는 건강하게 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식이조절뿐만 아니라 운동까지 병행하며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얼마 전부터 다니기 시작한 스포츠센터는 그래도 나름 꾸준히 다니고 있는 듯한데,
조절이 어려운 건 식단이었다.
예전처럼 다이어트용 닭고기나 샐러드, 곤약밥보다는 식사량을 줄이기로 마음먹고 탄수화물을 줄이고 있다. 그런데 몸이 어떻게 그렇게 단번에 눈치를 채는지 참. 금세 배고프다는 신호를 자꾸 보낸다.
자꾸 허기지고 간식이 먹고 싶은 느낌이 들게 한다.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게 제일 힘들게 한다고 해야 하나.
지금은 덜하지만 세상엔 가끔 헝그리 정신을 강요하는 시절이 있었다. 이 정신은 근성과 노력을 중요시할 때 필요로 하는데, 정말 헝그리 한 상태가 되면, 실은 기력이 더 없어지는 듯 하단 걸 몸소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인간에게 가장 우선적인 본능과 욕구가 아니랄까 봐 배고프단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 생각이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뇌구조 그림을 그려본다면 가운데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게 배고픔일지도. 그래서 요새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도 먹방으로 엮어지고 있나 보다.
그 잠깐의 배고픔을 견디면 괜찮은데, 그 순간엔 수많은 갈등을 하곤 한다. 간식류를 조금만 먹을까, 이건 괜찮지 않을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나를 조절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듯하다.
그게 무엇이든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조금만, 아주 조금이라도 바꾸고자 한다면 엄청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단 걸 다시금 느끼곤 한다.
배고픈 나의 위장을 닮기라도 하듯 천둥과 번개로 몸부림치는 밤이다.
#다이어트#쉬운게 아냐#식욕#결혼식전 필수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