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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습관 만들기

day-32 꾸준함이란 이런 것

by 나무늘보

이번에 보게 된 유퀴즈 프로그램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편이었다. 이제야 보게 된 편들은 다 한참 지난 재방송분이었다. 그렇지만 나에겐 요새 스포츠센터에서 러닝머신을 타며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색을 할 수 있는 인문학을 좋아하는데, 다양한 인간에 대해 인터뷰하는 내용이 꼭, 영상으로 보는 인문학인 것만 같았다. 인터뷰를 보고 있자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는 점에서도 인문학과 닮아 있었다.

플랭크맨이라고 소개된 분은 연세가 86세 된 어르신인데, 플랭크운동. 엎드려 팔꿈치와 발끝으로 버티는 운동을 무려 10분이나 하신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플랭크운동은 코어 힘이 필요한 운동으로 평소 하지 않았던 사람은 1분도 어렵다. 나는 1분은커녕, 20초도 못 버틴다는 게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운동을 10분까지 한다는 건, 하루아침에 되었다는 뜻이 아니기도 하다. 역시나 할아버지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꾸준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했다고 한다. 그냥 편의상 매일이 아닌, 정말 빠짐없는 매일.

매일 마다 플랭크를 하고, 버텨냈으면 달력에 표시를 하길, 매일을 그렇게 버티신 것이었다.

그 외에도 계단운동, 영어 공부, 조깅 등 하루 일과에 맞추어 꾸준히, 정말 빠짐없이 하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니 그저 일만 다니고 있는 나보다 더 바쁘고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있으신 듯했다.

그 삶을 엿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꾸준히 한다는 건 흉내만 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 하루라도 나태해지면, 매일이라고 붙일 수 없는 건데. 그 하루하루를 이기며 살고 있으시구나.

당장 나만 보아도 '매일'이라고 붙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잠자고 밥 먹기 외엔 '매일'하는 건 정말 단 한 개도 없었다.

글쓰기조차도 매일 하려던 의지가 무색해져 하루 걸러지고, 이틀 걸러지더니, 나중에는 일주일에 두 편, 이러다 안 쓰는 주까지 생길까 싶었다.

꾸준히 한다는 건, 정말로 저렇게까지 해야 꾸준히인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하기 싫은 나와의 싸움을 하는데, 어르신은 싸움조차 하지 않을 만큼 습관을 만들고 있으셨다.

그리곤, 그 어르신이 마지막에 인생이 재밌고, 배울 게 아직 많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저 나이가 되어서도 인생을 재밌게 살 수 있는 거구나, 나 스스로가 무력하고 무기력한 노년을 구상하지만 않는다면야 언제든지 저렇게 재밌는 삶을 살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결국 꾸준함은 어떤 것도 이기는구나.

86세란 나이도, 늙음도, 불가능도 모두 뛰어넘어 결국은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능력과 재능과 운이 무기인 사람이 아닌, 나도 꾸준함이 무기인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이가 더 먹어서도 무언가 하나쯤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었음 한다.


#꾸준함#매일#습관만들기#한결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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