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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습관 만들기

day-37 어른아이

by 나무늘보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을까. 끝이 낭떠러지라는 걸 모르고 가는 건 어리석음이고, 끝이 낭떠러지 인걸 알면서도 가는 건 잘못, 그리고 내가 가는 길이 어딘지도 모르고 가는 건 무지함.이라 할 수 있다.

가긴 가야 하는데 그 길이 너무나 멀어서 그냥 가는 길에 마법처럼 사라져 버렸으면 할 때도 있다.

어떤 방법이건 회피하는 건 가장 안 좋은 방법인걸 알면서도 방어기제로 가지고 있는 회피성이 시도 때도 없이 발현될 때가 많다.

결국 책임져야 하는 건 나다. 선택의 끝엔 결국 나만 남게 되니까.

나는 아직 어른이 덜 된 것만 같은데, 선택들을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게 버거울 때가 많다. 어려서부터 나의 선택에 내가 책임을 지는 연습을 할 기회가 많았더라면, 확실하게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 연습을 해왔더라면. 선택을 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겠지.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하면 결국 남는 건 미련과 후회였다. 내 마음 깊은 곳 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을 준다면, 그리고 어쩌면 들을 준비가 돼있다면, 그래서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선택을 해도 후회가 없다. 그게 안되니까 후회를 하는 것이다. 늘 옳은 선택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선택지 구별 능력은 있어야 하는데.

정말 인생 공부를 헛했나 싶을 정도로 답을 모르겠는 건 우둔함이리라.

그럴 땐 답을 알 것 같은 사람에게 물어보면 답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물어보면 틀렸다고, 이것도 모르냐며 혼나는 게 무서워 도망치는 아이처럼, 결과가 무서워 물어보지도 않고 스스로 고민만 하고 있을 뿐이다.

어른 아이는 어른일까 아이일까. 어른 쪽에도, 아이 쪽에도 포함될 수 없어 젤 문제인 종족이다.



#어른아이#선택#후회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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