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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로예 Nov 12. 2022

인생을 최대치로 열심히 사는 게 정답일까?

변화를 만드는 건 일부에 불과하다.

올해 읽었던 블로그 컨텐츠 중 가장 인상깊은 글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인생을 '최대한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한 나에게 엄청난 돌덩이를 던져준 글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언제나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공부에는 관심도 없고, 그저 친구들이랑 놀고 TV에 나오는 아이돌 언니오빠들 보는 데에 빠져있는 아이였다. 학교생활의 낙은 그저 맛있는 점심과 친구들이랑 놀기. 


그러다 고학년이 되어 180도 달라졌다. 명상과 체육활동을 하는 교육센터를 다니고 난 후부터다. 성취와 성장에 대한 열정이 급속도로 솟았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1부터 10,000까지 10칸 공책에 숫자를 적는 숙제가 있었는데 주말 저녁에도 밥을 먹고 10칸 공책에 1부터 1만까지 1만개의 숫자를 적었다. 어떻게보면 지금의 내 열정이라고 부르는 무언가가 사실은 독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불가능해 보였던' 과제들을 하나둘씩 해치우고 나니 성취감과 자존감이 올라갔다. 어쩌면 그 맛에 중독되기 시작한 첫 시기였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해야한다는 신념은 강해졌다.  이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주된 이유는 물론 내 선택이다. 하지만 성장과정에서 환경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았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첫번째로는 할머니의 일편단심 소망이 아니었을까 싶다. 네가 집안의 장녀이니 항상 모범을 보여야 동생들도 잘된다는 이야기 등등등 예 맞습니다 K장녀 특 두번째로는 착한 아이콤플렉스다. 첫번째 이유와 일맥상통하다.세번째로는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인생을 최대치로 열심히 살아갔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을 하고도 쉴새없이 에너지를 쏟는 사람들. 그런 환경 아래에서 나는 긴장의 끈을 텅 놓아버리고 살았던 적이 없다. 


그래서 당연히 하루의 대부분을 열심히 살아야하고, 최대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항상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 많은 노력을 하고, 많은 성취를 이뤘음에도 앞으로 '더더','계속' 이 속도과 결과를 잃지 않아야 할 것만 같은 기분. 만약 이 상태로 평생 산다면 숨이 찰 것 같다고 느낀 찰나였다. 


한미대학생 WEST 미국 연수에 최종합격을 하면서부터 과거의 관성에 대한 반성 혹은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미국에 가기위해 한국에서 아끼고 모았던 돈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물론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 있고, 그런 부분에서는 걱정하지 말라는 가족들의 신신당부가 있었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할 삶의 과제'라고 생각했다. 허나 지금까지 살아온 방법으로는 앞으로의 삶을 혼자 오롯이 감당하는 게 무리일 것 같았다. 다른 방법과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이 글이 내 머리를 강력하게 번뜩이게 했다.  (지금 졸린 상태라 말이 이상한 것 같은데.. 아무튼 매우 큰 놀라움을 주었다 ㅎㅎ) 





[ 하루의 대부분을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는 것에서 하루의 일부 시간을 열심히 사는 것으로 변했다. ]

[ 하루에 가능하면 최대치를 해야한다는 관점에서 하루에 꼭 할 일만 하면 된다는 관점으로 변했다. ]

[ 하루 종일 열심히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된다는 관점에서 하루에서 변화를 만드는 건 일부에 불과하다는 관점으로 변했다. ]

[ 매일 최대한 열심히 해야한다는 관점에서 하루에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 중 진짜 변화를 만드는 건 극히 일부의 시간이라는 관점으로 변했다. ]

[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시간을 낭비해서가 아니라 몇 시간이라도 제대로 무언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점으로 변했다. ]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는 관점에서 시간과 여유는 많다는 관점으로 변했다. ]


[출처]https://blog.naver.com/isangcouple/222925843106


'일부 시간만 열심히 산다. 


하루에 꼭 할 일만 한다. 


변화를 만드는 건 일부에 불과하다. 


단 몇 시간이라도 제대로 무언가를 한다.' 


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취업을 생각하면 난 그런 생각을 해왔다. 외국어도 잘해야하고, 컴퓨터도 다뤄야하고, 포토샵이나 영상편집도 좀 할 줄 알고, 자격증 몇 개는 있어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집중적으로 초몰입하는' 무언가가 나머지 기술을 모두 압살할 수도 있겠다고 느낀다. 그러니까, 이것저것 중구난방으로 아는 척하는 것보다는 딱 1개라도 제대로 된 경험과 능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예전에 개인 멘토링에서도 들었던 바다. 더이상 스펙을 보는 시대는 지났고, 지날 거라고.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지는 못한다. TV에 나와 떼 돈을 버는 연예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특정 예술적 능력에는 뛰어날지 몰라도 타 분야의 지식에 대해서는 문외한일 수 있다. (~수 있다가 아니라 사실 '그렇다.') 마찬가지로, 지금 성장하고 있는 나도 많은 분야를 다 섭렵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을 것같다. 중요한 건 진심으로 내가 좋아하거나 잘할 수 있는 무언가에 '단 몇 시간'이라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닐까.


이 생각에 다다르니 오늘로써 마음이 많이 안정되는 걸 느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슴 속에 어렴풋이 묻고 살았던 '순간을 살아라'는 말이 도대체 어떤 의미였는지도 짐작했다. 단 한 순간이라도 제대로 집중하는 것이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니까..! 


더불어서,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요즘 더더욱 느낀다. 돈은 사실 물건과 서비스를 교환하기 위해 가격으로 가치를 매겨놓은 것뿐이다. 그렇기에 돈은 상대적이다. 돈이 많고 적음이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욕심을 쥐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이 갖고 있고 나는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비교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돈보다 더 중요한 본질적인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사랑, 우정, 신뢰, 약속.. 




깨달음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1) 인생을 최대치로 열심히 사는 것보다, 단 몇 시간 또는 일부라도 중요한 것에 '몰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잘 가릴 필요가 있다. 


2)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고, 돈 때문에 그 가치들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마인드가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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