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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만났던 산타

연중 가장 바쁘실 산타께 경의를 표하며

by 윤혜정


다소 웃기지만 어릴 적 나는 11살까지 산타클로스가 정말 매년 크리스마스이브 때마다 손수 선물 배송을 해주신다고 굳게 믿었다.

엄마가 그 동심을 먼저 깨지 않고 오래 지켜주신 덕분도 있다.



유치원 때는 유치원에 특별 방문하신 산타할아버지와의 첫 대면에 감격해 산타할아버지가 무릎에 앉혀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며 커다란 선물을 주시는데도 대답도 못한 채 주륵주륵 감동의 눈물만 쏟았다. (그분은 내가 무서워서 우는 줄 알고 한참 달래셨던 기억이...)


[출처 : JTBC]

엄마는 계속 착한 아이로 지내야 매년 산타가 찾아온다고 말해줬고 나는 다음에 다시 뵈면 산타클로스에게 내 진심을 전하겠노라 다짐했다.

매년 크리스마스이브 때마다 산타의 선물 배달 순간을 포착하고자 수시로 자다 깨서 머리맡을 더듬어 선물의 유무를 체크했고 출입문 쪽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을

반복했지만 매년 산타의 배달 순간 포착에는 실패했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눈이 감겼기 때문이다.



그러다 서서히 동이 틀 무렵 문득 잠에서 깨어 머리맡을 더듬어 보면 매번 선물과 함께 산타가 직접 쓰신(?) 멋스러운 필기체의 크리스마스 카드가 함께 자리했다.

선물의 크기와 필요도를 떠나 난 산타가 올해도 나를 찾아 주었다는 사실에, 내가 올해도 착한 아이로 인정받았다는 만족감에 부풀어 그 선물과 카드를 읽고 또 읽고 크리스마스 하루종일 품에 끌어안으며 좋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추억은 아직도 특별하다.

부디 모든 아이들에게 산타가 찾아가는 밤이 되길 !

MERRY CHRISTM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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