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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정 Aug 12. 2023

INFJ가 금요일 퇴근 후 향하는 곳

나의 디저트데이

매주 금요일 저녁은 누구에게나 한 주간 기다려왔던 설레는 날이다.
어쩌면 주말보다 더 설레는 날일지도 모른다.
한 주간의 노고를 뒤로 하고 각자 즐거운 일들로 채워둔 주말의 포문을 여는 날이기에.
그래서 보통 금요일 저녁이 토요일, 일요일보다도 더 기분 좋고 마음이 편할 때가 많다.
ON해두었던 업무모드를 끄고 마침내
OFF모드로 사무실을 나서면 발걸음이 가볍다.

보통 불금엔 친구들, 지인들과 술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게 흔한 풍경이지만 나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INFJ여서 인지는 몰라도 술과 시끌벅적한 공간보다는
혼자 오붓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난다.
바로 카페다.
그냥 카페 말고 디저트 혹은 커피가 맛있기로 검증된 카페.
물론 약속이 잡혔을 때는 술과 음식을 먹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카페로 향하는 것을 즐긴다.
자칭 디저트데이다.



평소에 미리 검색하거나 잡지, 블로그 등을 통해 괜찮은 곳을 탐색하고 저장해 뒀다가 이날 방문한다.
금요일을 커피와 디저트로 향기롭게 마무리하기 위해 저녁식사는 과감하게 스킵한다.
어차피 빵이나 디저트로 배를 채우면 든든하기에.  



거리는 서울 내에 있으면 무방하다.
프랜차이즈는 되도록이면 평일 오전이나 점심시간 외에는 가지 않기에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금요일이니까 한 주의 피로를 날려주고 남다른 맛과  달콤한 시간을 선사해 줄 감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페에 도착하면 자리를 잡은 후 신중하게 커피와 디저트들을 스캔한다.
커피는 이 카페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고르고
디저트는 익숙한 맛보다는 평소 먹기 드문 맛이거나

시즌메뉴, 시그니처 메뉴를 고른다.
과일이 들어갔거나 얼그레이, 망고가 들어간 경우는 대체적으로 평균 이상의 만족을 주기에 바로 먹진 않더라도 나중에 먹을 요량으로 같이 포장주문한다.
그렇게 순식간에 2만~3만 원대가 결제된다.   
(분명히 혼자 왔는데 웬만한 식사값 이상을 지출한다)



일부 지인은 이럴 거면 밥을 먹지 그러냐고 하지만
밥과 디저트는 엄연히 다르다.
밥은 밥이고 디저트는 디저트다.
금요일엔 밥보다 디저트가 좋은 걸 어쩌겠는가.
밥은 배고픔을 채워주지만 디저트는 기분을 채워준다.  
밥은 식기 전에 먹어야 하지만 디저트는 천천히 먹으며 맛을 음미할 수 있다.



특히 열심히 서치 해보고 찾아간 곳이 생각했던 것보다 맛있으면 어떠한 고급식당이나 오마카세도 부럽지

않다.
커피, 디저트에 책까지 곁들이면 여기가 휴가지요

힐링스팟으로 변모한다.
책 읽다가 혹은 유튜브를 보다가 목이 마르면 커피

한 모금, 당이 조금 떨어질 때 디저트 한 입 해주면

이 고요한 힐링시간을 좀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다.
이러니 매주 나만의 디저트데이를 포기할 수가 있을까.
다음 주는 어떤 디저트가 행복을 선사해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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