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제안
일상적인 대화가 아닌, 보통 직장 내에서 의사소통은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경우가 많다. 회의 일정을 수립하기 위해 시간 조율을 하는 경우, 혹은 진척된 업무를 확인하기 위해 물어보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친목 도모를 위한 의사소통이 아닌 이상 상사와의 대화도 대부분 ‘목적’에 맞는 대화가 필요하다.
조금 쉽게 예를 들어보자. 만약, 상대가 나에게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치킨’이라고 대답하는 방향이 가장 직관적으로 상대의 목적을 충족한 대화일 것이다. 그런데 김 군은 이에 대한 대답을 어제 간 음식점부터 시작해서 빙빙 돌려 말하다가 대화의 말미에 ‘치킨’이라고 대답한다면 질문을 한 사람은 그 대답을 듣기 위해서 어제의 음식점 일화를 모두 들어야 할 것이다. 김 군에게는 아쉽지만 이것은 듣는 사람의 에너지 낭비이다.
그럼, 회사 업무에서 아래와 같은 대화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통해 당신은 어떤 대화가 더 적합한지 생각해 보자.
최 부장
A 프로젝트 신규업체 선정 건, 금일까지 마감인데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이 사원
부장님, 제가 지난주에 B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 사업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업체 선정이 애초에 잘못되어 부장님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 프로젝트에 몰두하다 보니 조금 늦어졌지만 A 프로젝트 신규 업체를 금일까지 선정하여 메일 송부하였습니다.
김 대리
부장님, A 프로젝트 신규 업체 선정 후 메일 송부하였습니다. 회신이 늦어진 사유는, B 프로젝트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보느라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선정된 업체를 알아보다 보니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업체 선정이 잘못되어 부장님과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건은 따로 정리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
최 부장은 A 프로젝트의 신규 업체 선정 건이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여기서 이 사원과 김 대리는 똑같이 B 프로젝트에 업무 시간을 보내느라 지연이 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원은 최 부장이 원하는 대답을 가장 마지막에 하고 있고, 김 대리는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 다음 지연된 사유에 대해 부연 설명하고 있다. 두 사람은 똑같은 정보를 전달하였으나, 최 부장의 입장에서는 원하는 대답을 먼저 듣게 된 김 대리의 답변이 조금 더 효과적인 전달이 될 것이다.
물론, B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는 부분도 중요한 문제이다. 적어도 이 대화 안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이를 최 부장이 중요하게 받아들일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사원의 답변의 경우, A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에서 얻고 싶은 정보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정보를 더 제시하는 셈이다. 반면, 김 대리의 답변은 A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먼저 제시하고, 새로운 정보를 그 이후에 제공한다. 최 부장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먼저 해결하고, 새로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보고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대화의 배치가 효율적일수록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당신이 상사의 의도와 목적을 잘 캐치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다. 상대방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의 예시처럼 상대방의 목적을 채워줄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이후에 내가 꼭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전달하면 된다. 그 연결이 자연스러울수록 좋으며, 상대방의 목적을 채워줄 정보가 그 목적을 만족할수록 이후의 정보 전달도 잘 이루어진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부터 하고 그 이후에 내가 할 말을 하자는 것이다. 당신이 인정받고 싶다면, 상대방이 어떤 말을 먼저 듣고 싶어 할지 고민하라. 그리고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먼저 뱉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