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크류 Sep 27. 2023

ep12. 당신은 전문가입니까?

회사는 전문가(Specialist)를 더 원할까, 아니면 두루두루 잘 아는 사람(Generalist)을 더 원할까?


  회사에서 조직 생활을 경험해 보니, 위 질문은 참 어려운 질문이다. 특히 필자의 회사 같은 경우에는 개인의 특화된 능력을 원하지만, 조직 변동 혹은 인사 발령 시 잘 적응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사람을 원하기도 한다. 어쩌면 위의 말에서 정답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본인의 고유 능력도 있으면서, 다방면으로 잘 적응하는 사람 말이다.


  앞서 말한 이상적인 인재상은 글로벌 기업에서 표방하던 ‘T형 인재’가 대표적이다. 일본의 도요타에서 먼저 시작한 T형 인재상은 ‘-’ 모양에서는 Generalist의 모습이 있고, ‘|’ 모양에서는 자신의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Specialist의 모습이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의 대표적인 인재상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제조업 혹은 IT와 같이 자신이 전공한 전문 분야에 몰두하는 이공계 중심이기에 이런 융합형 인재가 더 주목받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주목받는 인재는 본인의 전공이나 지식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본인이 모르는 분야에도 발을 넓히면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른바 Specialist가 되기 위해서 관심을 가진 분야에서 열정을 쏟은 기억이 있다. 내가 담당하는 업무는 단위 공정의 장비를 문제없이 제어하는 것이었는데, 이와 관련 있는 장비 Software의 결함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전공과는 무관한 분야였기에 관련 지식은 문외한이었지만, Software와 연관된 능력을 기르기 위해 사내에서 주관하는 Software 인증 자격을 획득했다. 이는 다른 이들과 차별점을 둘 수 있는 도전이었다. 이렇게 Special 한 전문 분야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신이 관심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깊이 파고들기에 앞서, 당신이 당신 앞에 놓인 업무 중 어떤 분야가 관심이 있는지부터 정해보도록 하자.


  또한, Generalist가 되기 위해 회사에서는 새로운 Mission을 주기도 한다. 나는 평소 회사에서 본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정작 부서에서 나의 후배를 성장시키기엔 여유가 없었다. 그만큼 나의 업무가 더 우선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우리 회사에서는 그룹에 입사한 신입사원을 위해 입문 교육을 진행하는데, 그곳에는 각 계열사에서 쟁쟁한 능력을 갖춘 현업 4~6년 차 선배들이 참여하여 교육을 이끌어 나간다. 온전히 후배의 성장에만 도움을 주는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이다. 어떤 대화를 통해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지, 또는 어떤 활동들이 그들의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배운 유익한 시간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 활동들이 나의 담당 업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크게 보면 General 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나 또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당신도 이런 경험이 주어진다면 업무 외의 역량을 키울 소중한 시간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한편,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주변 환경을 대개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이는 스트레스가 없는 편안한 상태인 ‘컴포트 존(Comfort Zone)’, 그리고 적당한 스트레스와 본인의 성장할 수 있는 ‘러닝 존(Learning Zone)’, 마지막으론 좌절감과 큰 스트레스를 받는 ‘패닉 존(Panic Zone)’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긴 문제일 수 있고, 혹은 업무적으로 생긴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 문제점들이 해결되어 나가는 과정이 우리가 ‘러닝 존’에 있다고 볼 수 있고, ‘러닝 존’을 겪어 나가면서 우리는 조금 더 성장했다고 느낀다. 앞서 말한 Specialist 혹은 Generalist가 되어가는 과정들은 모두 ‘러닝 존’을 겪어 나가는 과정이다. 이런 경험이 쌓여 갈수록, 당신은 점차 Generalized Specialist 혹은 Specialized Generalist가 될 것이다.


  필자가 꼭 말해두고 싶은 점은, Specialist 혹은 Generalist를 미리 정해두고 업무에 임하지 않았으면 한다. 본인의 어떤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본인이 담당하지 않았던 업무까지 이해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회사는 모든 경우의 수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좋아한다.

이전 12화 ep11. 직장생활 보고의 모든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