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고객님. 안녕히 가십시오."
대학 시절 자주 타던 시내버스 기사님께서는 매 정류장마다 이렇게 인사하고 있었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던 기사님의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등/하교를 위해 이 버스를 탈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아무 말 없이 버스를 운행하시던 기사님들과 차별화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사님께 인사를 건네는 승객의 모습도 정말 보기 좋았다. 하차를 위해 문 앞에 서있을 때면 이달의 친절기사 명패가 눈에 띄기도 했다.
위 사례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본인의 일에 대해 사명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사명감이라는 것이 조금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쉽게 말한다면 다른 이들과 업무를 대하는 태도를 차별화하고,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앞선 버스기사님의 사례와는 조금 다른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20살 동갑내기인 김 편해 씨와 박 분석 씨는 한가한 편의점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나이는 같지만 서로 다른 업무 태도를 가지고 있다.
먼저, 김 씨는 편의점에 혼자 있을 때에는 평소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흥얼거리곤 한다. 본인에게 주어진 일은 다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듣고 있는 음악소리 때문에 손님이 들어와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손님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는다고 하더라도 굳이 그들에게 인사를 하진 않는다. 자신의 인사를 기꺼이 받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님이 뜸해지는 점심시간이면 김 씨는 짤막한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와 달리, 박 씨는 점심시간대에 편의점의 매출이 비교적 저조한 것을 가장 먼저 파악했다. 다른 시간대에는 매출이 잘 나오지만, 매출이 잘 안 나오는 특정 시간대가 점장의 고민이란 것을 깨닫고는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주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무인 샌드위치 전문점이 늘어나며 점심 대용으로 판매되는 삼각김밥이나 빵, 샌드위치류의 판매가 저조한 것이 원인이었다.
가까운 샌드위치 전문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딸기잼과 치즈, 그리고 햄이 들어간 심플한 종류라는 것을 알아냈고, 그 제품의 가격대가 2,000원 내외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점장에게 저렴하면서도 비슷한 종류의 이번 달 프로모션 샌드위치의 공격적인 발주를 권유했고, 샌드위치 전문점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중량이 더 많다는 것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주변 친한 지인들에게 SNS를 통해 알리거나, 매장 내에서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적절한 제품을 추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박 씨의 도움으로 편의점은 모든 시간대에 고른 판매 실적을 이어갔고 본사에서는 그를 이달의 우수사원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 편해 씨와 박 분석 씨의 사례에서 볼 때,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차이점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겠다면, 당신은 어느 편의점에 들어갔을 때 기분이 더 좋을까? 바로, 여기에는 작지만 큰 차이가 숨어있다. ‘일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방법이 다른 것이다. 김 편해 씨는 업무를 함에 있어 주인의식이 부족하고, 주어진 일을 시간 순서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 비교적 수동적인 태도이다. 중요도를 생각하지 않으며 현재 편의점이 처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찾기 어렵다. 반면에 박 분석 씨는 현재 본인이 일하고 있는 환경에서 개선하고자 하는 점을 명확히 분석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스스로 업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어떤 점을 보완할 수 있는지 주인의식을 가지며 일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능동적으로 말이다.
어쩌면 직장인으로서 정해진 월급이 있기 때문에 주어진 일만 하기에도 내 월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내가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면, 월급이 더 올라야 마땅하다고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수동적인 생각이 당신의 행동을 지배한다면, 당신은 한 달에 월급 외에는 아무것도 얻어 가지 못할 것이다. 반면, 능동적인 생각으로 일의 가치를 높이는 고민을 한다면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줄 뿐 아니라 당신의 업무 역량 또한 한 단계 성장해 있을 것이다. 마치, 이달의 우수사원으로 선정된 박 씨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