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환경설정이 필요한 이유
우리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을 떼어놓기란 상당히 어렵다. 손쉽게 동료들에게 계좌이체를 할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동료들과 업무 논의를 하고, 업무 메일을 작성하기도 한다. 이렇게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우리가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사용자에게 최적화된다.
사용자가 평소 배터리 소모가 많은 앱을 자주 사용한다면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는 옵션을 켤 것이다. 그리고 배터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방전될 경우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주기도 한다. 더 나아가, 사용자가 업무/공부 등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어야 할 때에는 스마트폰 알림을 최소화한다. 사용자가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중요한 스마트폰을 다른 누군가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걱정하지 마라. 당신을 위해 지문인식/패턴인식/얼굴인식 등으로 당신 외에는 사용을 제한할 것이다.
최근에는 위치 기반이나 특정 블루투스 기기 연결 시, 그리고 특정 시간대에 환경설정을 달리해주는 기능도 있다. 사용자의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환경 설정을 변경해 주는 것이다. 필자도 이 기능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회사에서는 진동모드/배터리 최적화 모드로 진입하고, 집에 올 때는 자동으로 와이파이를 켜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게 구현되어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우리는 모든 환경을 설정하며 살아간다. 당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의 온도도, 자동차의 시트 위치도, TV의 밝기도 당신에게 잘 어울리는 환경으로 만들어 놓는다. 그렇게 했을 때, 비로소 내 것이라는 편안함이 들기도 한다.
가장 먼저, 우리가 업무 할 때에도 '환경설정'은 적용된다. 당신과 호흡이 잘 맞는 동료, 그리고 당신이 몰두할 수 있는 현재의 업무, 아울러 유관부서의 업무 담당자들도 해당이 될 것이다. 물론 이 환경은 당신이 설정하지 못하는 것들도 존재할 것이다. 스마트폰의 환경설정도 최적화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듯 당신의 주변 환경도 조금씩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부정적인 동료의 의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유관부서의 업무 담당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것인지. 그건 누구도 아닌 당신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동료들은 어느 회사에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들의 사생활이 그러할 수 있고, 혹은 회사에서의 업무 배분과 평가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그들과 소통하며 부정적인 부분을 어떻게 필터링하여 들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이들의 특징도 파악해야 수월할 것이다. 그리고 유관부서 담당자와의 관계는 어떤 스탠스(Stance)를 가져야 그들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소통할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인 소통 방법은 내 것을 조금 주고 그들 것을 많이 테이크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할수록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들은 말 그대로 우리 부서가 아닌 "유관"부서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출퇴근'에도 환경설정은 적용된다. 우리가 보통 회사에 갈 때면 출근 시간이 가장 적게 걸리는 루트를 정한 후 매일 같은 길을 오간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출/퇴근 시간은 소모되는 시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겠다. 혹은 소모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줄이기 위해서 이 글을 읽는다든지, 밀렸던 드라마를 시청하기도 한다. 소모되는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사용하기 위함이다. 물론 소비되는 시간을 짧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가끔은 나의 루틴을 바꾸어 보는 것도 나의 유연한 사고에 큰 도움이 된다. 시간의 측면에서는 소비되는 시간이 길지도 모르지만, 손쉬운 방법으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나는 보통 출/퇴근을 위해 자가용을 활용한다.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차를 놓고 셔틀버스를 타기도 하지만, 보통의 경우는 직접 운전대를 잡는 편이다. 그렇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내가 운전을 할 때에도 자주 가는 경로가 생긴다. 어느 위치쯤에서 좌회전 차선으로 끼어들어야 할지, 어느 구간에서 과속카메라를 조심해야 할지도 예측이 가능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비슷한 시간대 움직이는 편이었다.
하루는 아예 다른 길로 가보기로 했다.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 길에는 도시개발 계획이 있는 지역이 있었는데, 큰 도로가 아니기에 차량의 통행이 많지는 않았다. 나는 그 길로 가보기로 했다. 낡은 단독주택 사이로 구불구불한 길이 보였다. 처음 가는 길이었던 터라 길을 가다 서다 반복했다. 그리고 지도도 몇 번이고 다시 봤다. 회사를 목적지로 찍은 나의 내비게이션은 큰길로 되돌아가라고 몇 번이나 경로를 재탐색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몇 번이나 겪은 후, 나는 조금 오래 걸려 회사에 도착했다. 회사를 출근하는 새로운 루트가 생겼음에 또 다른 의미의 성취감이 다가왔다. 그리고 당연했던 출퇴근 방법과 루트에 유연한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당신이 만약 지하철을 타며 이동했다면, 오늘은 버스를 타고 가보는 게 어떤가? 새로운 풍경이 당신을 자극할 것이다. 혹은 당신이 내리던 정류장보다 한 정거장 먼저 내려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풀 내음이 당신을 반겨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출/퇴근할 때마저도 새로운 방법으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비단 당신의 출/퇴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업무에도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낼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당신의 통찰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의 아침에 많은 통찰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당신의 '환경 설정'은 필자가 말한 것보다 더 다양할 수 있다. 어쩌면 말하지 않은 한두 가지로 정의될지도 모른다. 내가 설정해야 할 환경을 잘 살피고, 그에 맞는 설정값들을 세팅해 두면 된다. 그리고 그걸 조금씩 변화를 주며 많은 고찰과 영감을 받으면 된다. 마치 스마트폰의 '환경설정'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