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고향/ 조성범
바람의 고향/ 조성범
가끔 이른 새벽에 떠나는 기차를 타고
히말라야를 찾아 가고 싶다
길가에 꽃들이 흔들거리더니
비가 내려 빗물받이가 소란스럽다
빗물의 발원지는 바람일까?
바람의 발생지는 또 어딜까?
드넓은 풀밭 야크떼는 샹그릴라로 떠날 채비를 마쳤을까?
샹그릴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깎아지른 벼랑으로 가끔 한 마리 야크 날아가고
거친 발굽으로 천 년설을 꾹꾹 밟으며
일렬 종대로 행군해야 한다
열정 가득한 목동은
휙 휙 채찍을 휘두르며 휘파람 불고
순종을 모르는 바람이 옷깃 속으로 숨어들 때는
라마승의 부처를 불러야 한다
모닥불도 피워야 한다
밤을 또 무사하게 보내고
깊은 하늘 솟아오르는 해를 맞이하려면
뜨거운 야크 심장을 모닥불에 올려 제물로 바쳐야 한다
비가 내린다
검게 착색된 도로를 적셔 주고 있다
바람이 시키는 대로 순종하며 퍼붓고 있을 때
기차는 떠나 버렸고
갈 곳 없는 나는 낙타 등 같은 슬픔 안고
빗물 고이는 길로 되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