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글 윤여림/그림 안녕달

by Glenn

이 책을 도로시에게 읽어주며 여러 번 목이 메었다. 소리 내어 읽을 때마다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존재들이 떠올랐다. 엄마(화자)의 목소리가 마치 닿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곳을 향해 있는 것 같았다. 표지부터 모든 페이지 내내 뒤덮은 색과 회상에 대한 이야기, 병아리 같은 아이들, 읽을수록 미어져오는 슬픔이 하나의 사건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날의 영향을 피할 길이 없다. 세월호는 공동과 개인을 기억이라는 강력한 매개로 엮은 거대한 기준점이 되었다. 가라앉는 장면을 지켜본 모두가 그 배에 타고 있었고 이후 아무도 내릴 수 없게 되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작가분들의 의도를 너무 곡해한 건 아닐까. 다시 읽고 다시 읽었지만 여운은 늘 같은 질감이었다. 엄마가 아이를 기다리며 오래전 기억을 떠올리는 고백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아기였을 때 곁을 떠나지 못하며 겁나던 순간, 까르르 웃던 기억, 점점 알아가는 다시 만날 거라는 확신, 목 놓아 울던 순간, 유치원의 기억,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난다는 깨달음, 며칠 아이의 방이 비었을 때의 길고 깊던 허전함, 인내와 포옹, 앞날에 대한 기대와 안도, 약속, 아이에서 어른으로, 어른에서 아이로, 엄마는 늘 그 자리에. 행과 행 사이의 숨결, 행과 행 사이의 머뭇거림, 행과 행사이의 연약함, 행과 행 사이의 적막, 행과 행사이의 불안이 교차한다. 엄마는 아이를 떠올리며 말하고 있었지만 엄마와 아이는 물리적으로 멀게 느껴졌고 엄마는 아이에게 언제나 다시 만나자고 여러 번 말하고 있었지만 엄마와 아이는 더 이상 만나지 못하는구나 같은 무언의 체념이 전해졌다. 아이의 말은 쓰이지 않았으니까. 엄마는 누군가에게 약속하고 있었지만 대답은 책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간직한 기억이 전부인 관계처럼 보여서 글을 맺는 지금도 숨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