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버그, 미국 정부가 죽인 셀럽

베네딕트 앤드류스 감독. 세버그

by 백승권

진 세버그(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영화배우다. 실종 후 사망한 채 차 안에서 발견되었고 자살 추정으로 발표되었다. 영화는 진 세버그가 사망 전 미국 정부의 표적이 되고 압박받는 과정을 그린다. 진 세버그는 흑인 인권 운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당시 미국 정부는 도청과 밀착 감시를 통해 진 세버그의 모든 사생활을 폭로하고 거짓 기사를 퍼뜨리며 개인의 삶과 주변 관계를 모조리 파괴한다. 흥미로운 건 진 세버그를 감시하던 잭 솔로몬(잭 오코넬)이라는 FBI 수사관이다. 그는 전화기와 침실 등 진 세버그의 일상이 스민 곳곳의 도청을 담당한다. 이로 인해 진 세버그의 사생활은 추문이 되어 세상에 퍼뜨려지고 흑인 인권 집단의 단합을 막는 방해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잭 솔로몬은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며 진 세버그를 감시하지만 점점 이 임무의 목적과 방식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도청 내용은 상사와 동료의 비뚤어진 관음증을 채우고 있었고 점점 사고와 범죄의 예방이 아닌 개인을 희생시키고 파괴하는데 더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는 FBI 조직 내의 권한이 약한 하위 직원으로서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기에 한계가 분명했다. 진 세버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사진으로 아내에게 외도 의심을 받고 있었다. 잭 솔로몬은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한발 물러나지만 진 세버그를 향한 조직의 압박은 멈추지 않았다. 익명의 메시지로 인권 운동 참여를 멈추라는 경고를 전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진 세버그는 첫 영화 촬영장에서 죽을 뻔했던 것처럼 주변과 함께 화염 속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가까운 주변 모두가 부정적인 태도로 진 세버그를 대하고 있었다. 처절하게 고립되었고 어떤 해명도 통하지 않았다. 영화는 진 세버그를 정치적 희생양 이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진 세버그의 흑인 인권 참여 경력을 영웅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무너지고 소멸시켰으며 가해자이자 중재자이고 싶었던 잭 솔로몬을 그저 무력한 방관자로 그려냈을 뿐이다. 연기가 아닌 각본과 연출에서 드러나는 메시지는 진 세버그에게 '그런 대우를 당할만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진 세버그는 영화에서도 동정도 분노도 없이 그저 미 정부의 치밀한 계획과 실행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개인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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