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다이어리 4일: 댄스

2022년 11월 24일

by Glenn

목이 아프다. 침을 삼킬 때마다 꺼끌거린다. 찡그리게 된다. 몸살은 거의 사라졌고 체온도 정상. 기침도 주변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지 않는 이상 나오지 않는다. 할 때마다 힘들긴 하지만. 그런데 목은 규칙적인 음식과 약으로도 수일 째 나아지지 않는다. 목 내부의 볼록 솟은 부분을 사포로 문지르는 기분이다. 잠시 가라앉았다가 다시 부어오르는 것 같다. 그 외 소화기가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글로 옮기기 어려운 부분인데 장의 기능을 더디게 한다고 해야 하나. 새벽에 잠시 눈을 떴다가 30분 정도 깨어 있었고 다시 잠들었다. 재택 시작 메일을 보내고 팀 채팅으로 업무가 돌아가는 상황을 챙기고 알아야 할 뉴스를 수집했다. 지인의 인사이동 관련 소식이 잠시 화제였다. 아내는 카톡으로 뭐가 필요한지 묻고 필요한 물건과 음식을 문 앞에 두고 간다. 아내의 케어가 없었다면 난 오래전 송장이었을 것라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었고 이번에도 그랬다. 아내는 나의 코로나 양성 소식을 듣자마자 내가 있을 공간 내부에 필요한 것들 모조리 구비해 두었고 동선을 통제했으며 영상 통화를 통해 도로시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했다. 시시때때로 내 상태를 체크해주고 (아이를 더 우선으로 챙겨서) 너무 냉정하게 대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아니 냉정이라니. 어떤 코로나 양성으로 인한 자택 격리 환자도 이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22년을 봐 온 사람이다. 내가 아는 나보다 더 많은 나를 더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 커피와 간식을 가져다주고 잠시 문 밖에 나올 적에 도로시에게 알려줘 먼발치에서 마주하게 해 줬다. 도로시와 나는 서로의 거리를 의식하고 춤을 춘다. 우리는 우리가 우리에게 어떤 우리인지 잘 알고 있다. 우리가 평소 서로에게 어떻게 밀착하며 신나고 웃기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알고 있다. 우리는 지금 상황의 위중함을 이해하고 있고 서로 가까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기 싫지만 들어가야 했고 도로시도 춤을 멈추고 싶지 않았지만 멈춰야 했다. 문 밖에서 도로시 목소리가 들릘 때마다 귀를 모았다. 억양, 높이, 내용, 도로시는 다행히 같은 시간 학교를 가고 같은 시간 돌아오고 같은 시간 엄마와 밥을 먹고 잠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아내 덕분이다. 나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내일은 금요일이고 자가 격리는 일요일 자정까지다. 그전에 신체적으로 더 많은 회복이 되어야 한다. 아직은 자주 눕게 된다. 환기를 자주 시키고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을 반복했다. 목이 좀 나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