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6일
어제 잠들기 전 자가 키트 검사를 했고 두줄이 나왔다. 병원에서는 말로만 들었는데. 코로나 검사에서 두 줄을 본 건 실제로 처음이었다. 음, 이러다 일상 복귀가 지연될 수도 있는 건가. 정보를 찾아보니 지난 3월 뉴스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PCR 검사에서 전파력이 없는 비활성 바이러스도 검출되어 격리 해제 후에 장기간 양성 반응이 확인될 수 있다. 격리 해제 후에는 전파의 우려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바이러스가 아주 소량 남아 있어 양성 결과가 나올 수는 있지만, 남은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준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격리 해제된 확진자는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다만 방역 당국은 격리 해제 후 3일 동안은 꼭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중이용 시설 방문과 사적 모임의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라고. 양성은 나올 수 있어도 전파 우려가 없다는 말이 갸우뚱했지만. 딱히 마음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방 온도를 높이지 않았다. 지난밤에 너무 건조해서 아침에도 좀 힘들었다. 살짝 서늘했지만 호흡이 편했다. 새벽엔 좀 추웠지만 지나칠 정도는 아니었다. 조금 늦게 눈을 뜨고 아침을 먹고 남은 약을 먹었다. 목의 부기가 줄었고 두통도 줄었고 소화도 괜찮았다. 몸도 처음보다 가벼웠고 전체적인 컨디션이 지난날 중 가장 괜찮았다. 환기를 시키고 침구를 정리하고 청소를 했다. 어제보다 피로감이 덜했다. 의도적으로 눕지 않으려고 작정한 건 아닌데 아무래도 이런 버릇이 회복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거 같아서 버티려던 참이었다. 눕고 싶을 정도로 피곤함이 몰려오는 일이 확실히 줄었다. 스트레칭으로 몸에 긴장을 주고 서 있는 시간을 늘렸다. 한정된 공간에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이것저것 시도했다. 격리 시한은 일요일 자정까지, 그전까지 괜한 외출로 만에 하나 벌어질지 모를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 어제 보던 한국 영화를 마저 보고 넷플릭스에서 전쟁영화를 하나 봤다. 1차 세계 대전 이야기. 전쟁 영화의 화법에 익숙해졌다고 전쟁이 만만해 보일 일은 없을 것이다. 전에 다른 글에서도 썼지만 전후 세대는 전쟁을 주로 영상 기록으로 경험한 세대다. 편집된 영상으로 당연히 전쟁의 참상을 전부 다 알 수 없겠지만, 현재 벌어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도 보이듯이 전쟁은 벌어지는 순간 대학살로 이어진다. 영화에서도 이유도 모르고 끌려간 청년들이 온몸이 해체되는 고통 속에서 울부짖으며 죽어가고 있었다. 익숙하지만 익숙해질 수 없는 이야기. 아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관련 영상 기록물들도 여러 곳에서 준비 중에 있을 것이다. 아까는 도로시에게 편지를 썼다. PDF로 아내에게 보내고 출력해서 도로시에게 전해주라고 했다. 지금도 도로시가 노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그나마 이렇게 버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