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다음 빈자리

by Glenn

사건과 충격, 현실 환경의 변화에는 의지와 실행, 적응, 균형, 결과적 시행착오, 가까스로 얻은 균형 등이 뒤따른다. 몇 달 뒤에는 물리적 동선이 달라질 수 있을까. 확답하기 어렵다. 거의 모든 방향키를 타인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 기능만 장착한 아바타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도미노는 쓰러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핀이 지금 자리에서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 좀 더 느리게 가라앉을 것 같은 배로 옮겨 타는 장면들이 떠오른다. 해무가 그랬다. 암흑과 격랑 속에서 여럿이 검은 바다로 떨어져도 건질 여유가 없었다.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들의 최후조차 비참하긴 마찬가지. 어쩌면 최선의 상황에서 더 나은 최선을 바라는 건지 모르겠다. 모든 결단엔 대가가 따른다.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는 결단이냐 아니냐만 조금 다를 뿐이다. 나도 결국 내 뒤에서 떠밀며 덮치는 거대한 도미노 때문에 휘청이며 어느 쪽이든 기울어지고 있을 뿐이다. 빈자리가 다음 빈자리를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