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7일 새벽
가시를 찾아 헤매는
들고양이들의 갸르릉 소리조차
잠들어버린 도시
깊어진 야근 덕에
새벽 5시가 넘어 귀가했다
아내는 이불을 안고 자고 있더라
웃고 있었다
물론 자고 있을 때도 귀여운 표정이지만
오늘은 신기하게도 웃고 있더라
베개에 파묻은 얼굴, 웅크린 어깨,
핑크와 블랙이 교차하는 체크무늬 잠옷을 입고
보라색 이불을 꼬옥 껴안은 채
행복한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
난,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주고,
말랑말랑한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인생이 고통이라면
이 순간은 마취의 시간이겠지
시간의 흐름을 잊은
공간의 고요를 기억에 새겨두려,
글로 남기어 정리해본다.
페이지와 페이지의 호흡이 긴밀히 엮인
길고 긴 이야기의 첫 문장을 써내려 갈 날이 언제쯤 올까
이 아이 때문에 글을 쓰고 싶어 졌고,
이 아이를 주인공으로 글을 쓰고 싶어 졌다.
오래오래 살아
함께 남은 날들을 세어갈 때가 온다면
늦기 전, 너와 나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