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의 증인석에 앉아 있었다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들, 기록할 것과 기록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시간이 지나면 더 분명해지겠지만 그건 망각과 다른 경험에서 파생된 판단과 기억들이 덧입혀진 후일 테니까. 예상되는 나중의 결과를 빌려와 현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시도가 과연 옳은 건지. 기록으로 기억하지 않아도 한낱 단편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퇴색되고 다른 살이 붙여진 합작품이 과연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은 남으니까. 적어도 내게, 적어도 쓰기에 있어 부동자세의 고뇌는 길어질수록 가치가 희미해진다. 그래서 쓰기로 한다.
소동의 증인석에 앉아 있었다. 언성이 오갔다. 아니 언성이 공간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언성이 표정을 마비시켰고, 언성이 다음 행동에 대한 판단을 유보시켰다. 언성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언성이 사라져도 사람들은 남아있었다. 언성이 사라지자 다음 대화들이 꼬리를 물었다. 다음 대화들은 또 다른 대화를 낳았고, 또 다른 대화들은 더 많은 의견들을 낳았으며 더 많은 의견들 또한 쉽게 일치하지 않았다.
언성은 다음 대화와 의견을 낳았고, 다음 대화와 의견은 예측과 불안을 촉발시켰다. 아니 불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웅크리고 있었다. 불안은 한 사람 이상에게서 움트고 있었고, 불안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 하나의 표정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불안은 불편했다.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불안은 분노가 되었다. 분노는 상처로 자리 잡았다.
가해와 피해, 소동과 소란, 망각과 복기, 말과 말들, 말 같지 않은 말과 말 같지 않은 말들, 눈에 보이는 사물들과 눈에서 씻기지 않는 잔상들과 귀에서 사라지지 않는 말들. 믿을 수 없는 귀, 사라지지 않는 기억. 대체 우리는 그때 그 시간에 대체 무슨 일을 겪은 것일까? 충격, 상처, 소리, 사람과 사람들. 모든 게, 또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