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에 대하여

모험의 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경험이 가르쳐 줬다

by 백승권

한 사람이 떠났고 한 사람이 떠난다. 하나의 이유는 한 사람의 이유이기도 했지만 하나의 이유는 전체의 이유이기도 했다. 전체의 이유는 소수에게서 불거졌지만 결정은 결국 혼자의 몫이니까. 밀지 않으면 밀리지 않는다. 사람에 의해서든 시간에 의해서든. 폭풍의 계절.

결국 이미 결정된 결과를 해석하는 셈이지만, 어떤 움직임은 파동이 깊다. 여기에 무뎌지면 결국 여기에 머무를 뿐이지. 여기가 원했던 거기냐는 다른 문제지만 꿈은 늘 이동하니까. 누가 간다고 나도 간다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누가 가는 곳이 같은 방향이었다면.

지금 앉은 곳이 익숙한 가시방석인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푹신한 소파인지 재점검해 볼 때가 다시 왔다는 것. 불안이 안정을 이길 수없을 것 같다. 모험의 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경험이 가르쳐 줬다. 타이밍도 운도 모두 중요하다. 혼자는 그저 혼자일 뿐이다.

말 중의 하나면서 말 전체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그 움직임이 순전히 나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떠날 시기와 떠날 이유를 만드는 시간은 얼마나 아까울까. 결국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는 것 아닌가.

쓰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다. 고민의 흔적을 남기기도 하거니와 이 정도 고민했으니 어떤 방향과 결과로 나아가든 충분했다는 근거를 마련해주는 것. 비겁하지만 이 정도 안전장치로 제동을 걸어두면 그다음 고민의 시기에 다시 위안을 얻는다. 고민은 충분했어 이러면서.

결론을 내리자면 아직은 어떠한 중력도 현재의 진공상태를 깨뜨릴만한 파급은 일으키지 못했다는 것. 항로를 대강 설정하고 자동 운전 상태로 둔 후 팔짱을 끼며 오른발로 속도만 조절하고 차선만 지키고 있다. 스스로 내리는 평가는 의미가 없지. 의심만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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