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보았다

슬픔이 전동차 안을 가득 채웠다

by 백승권

아침의 일이었다.

조금 천천히 나왔다.


어제 야근했으니까.

회사가 정해준 건 아니고

내가 알아서 정한 규칙


지하철엔 자리가 있었다.

아무도 안 앉길래 내가 앉았다.


세 정거장이나 지났을까.


쿵.


어느 여성분이 쓰러졌다.

문 옆에 기대어 있다가

아무 힘 없이

몸에 모든 힘이 없는 상황에서나 가능한

쓰러짐 같았다.

곧은 몸이 바닥과 충돌했다.

어떤 저지도 없이

온몸으로 충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모두가 주목했다.

놀람.

이어폰을 빼고

휴대폰에서 고개를 돌렸다.


정지.

한동안.


가까이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괜찮냐고 물으시며 일으키셨다.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있던 남학생이

벌떡 일어났지만 여성분은 앉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앉으라고 재촉하셨고

여성분은 그제야 몸을 옮겼다.


그전부터 시작되던 흐느낌 울음

알아듣기 힘든 혼잣말...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신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검은색.


울고 있었다.

울부짖고 있었다.


다음 역에 도착하고

안의 사람들이 내리고

밖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고인이 된 지인의 소식을 듣고 이동 중이었겠다 라는

추측이 들었다. 추측.


슬픔이 전동차 안을 가득 채웠다.

슬픔이 몇 미터 떨어진 내 자리까지 전해져 왔다.

묵직하게


어둡고 무겁게


나는 내렸고

비는 내렸다


회사로 걸어가면서

그 여성분이 계속 울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쌍했다.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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